한진그룹에 편입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법률 전문가가 대폭 보강됐다. 기존 금융과 경제, 경영 전문가 위주로 이사회를 꾸려왔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경력이 풍부한 전문가 중심으로 이사회를 안정적으로 꾸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6일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최준선·장민·김현정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초 이사회가 임시주총 개최를 결의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사회는 당초 최준선·김현정 등 사외이사 두 명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장민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해 신규 사외이사 수를 확대했다.
기존 박해식·윤창번·강혜련 등 3명의 사외이사는 자진 사임했다. 이들 임기는 내년부터 차례로 도래하나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한진그룹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기존 체제하의 이사들이 스스로 자리를 비켜준 모양새다. 실제 이 3명 사외이사 모두는 신규 사외이사를 후보로 올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 위원들이다.
지난해 초 신규 선임돼 2027년 임기가 만료되는 이인형 사외이사는 사임하지 않고 이사회에 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는 모두 4명으로 신규 선임된 사내이사 3명과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지난해 9월 말
아시아나항공 별도 기준 자산은 12조원.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 3명 중에는 법률 전문가가 2명 포함돼 있다. 20여 년간 성균관대 법학과 교수로 근무한 최준선 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 명예교수는 회사법에 정통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20년 근무한 법무법인 내일파트너스의 김현정 사외이사는 주로 항공기와 선박 금융 관련 법률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나머지 사외이사 2명은 연구원들이다. 장민 사외이사는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소속 선임연구위원이고 이인형 사외이사는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다. 사외이사 4명이 법률 전문가 2명과 경제 및 금융 전문가 2명으로 꾸려진 것인데, 주로 경제와 금융, 경영 분야 전문가 위주로 이사회를 꾸려온 그간
아시아나항공 행보와 다르다.
거버넌스 평가기관 관계자는 "최근 회사 위법행위에 부과된 과징금으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사외이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판례가 나오면서 사외이사에 법적 지식을 요구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법조계 인사가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이사회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의 타사 이사회 경력이 풍부한 점도 눈에 띈다. 최준선 사외이사는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선임 전 신한카드와 코오롱 등 두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현행법상 사외이사 겸직 수가 최대 2개인 점을 감안하면 최 사외이사는 신한카드와 코오롱 중 한 곳의 사외이사 자리를 올 3월 주총 전 스스로 반납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민 사외이사의 경우 금융분야 전문가 경력을 살려 주로 금융회사 사외이사직을 맡아 왔다. 장 사외이사는 과거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했고 현재는 현대커머셜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인형 사외이사는 과거 대신증권을 비롯해 코람코자산신탁과 HL클레무브,
HL만도 등에서 사외이사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