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며칠 뒤면 우린 새로운 대한민국 리더를 맞게 된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파면된 뒤 치러지는 선거는 이번이 두번째다. 이같은 혼란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본다.
대통령의 자격은 무엇일까. △분열을 치유하고 △정책 청사진을 제시하고 △국제 정세를 판단해 외교 전략을 세우고 △ 청년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챗GPT가 요약한 대통령의 덕목이다.
기자는 경제 파트를 주로 다룬다. 정치 이슈에 더 깊은 인사이트를 던질 자신은 없다. 다만 차기 대통령은 청년의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경제정책에 우선 순위를 뒀으면 하는 마음이다.
경제 정책 속에서 리더의 덕목을 맞춰보면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이재명 후보는 AI 산업을 육성하고 K콘텐츠 및 방위 산업을 강화한다는 정책을 내놨다. 노동 정책으론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프리랜서와 정년 연장을 추진한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자유 주도 성장과 청년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밀고 있다. 공통적으로 AI에 대한 투자와 에너지 산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디지털 경제를 강화하고 규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층 주거 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포인트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위의 질문을 그대로 옮겨 '기업'에 적용해보자. 기업엔 어떤 리더가 필요할까. △비전과 전략을 설계하고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의사결정의 용기와 책임을 △조직과 인재에 대한 통찰을 △글로벌 감각과 소통 등을 가져야 한다. 미래를 설계하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위기 속에서 길을 내는 인물이 기업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
기업의 리더가 다른 점은 '민주주의'로 뽑히는 게 아니란 점이다. 주식을 많이 보유한 혹은 주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는 인물이 리더가 된다. 대주주, 흔히 오너라 불리는 총수들은 위에 언급한 자격이 없어도 대주주라는 이유로 기업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주식회사의 근간이 주주 제일주의이니 이를 법적으로 뭐라 지적할순 없다.
그러나 기업이 갖는 영향력과 공공재적 성격을 감안하면 자격이 부족한 오너가 대주주란 이유로 기업을 이끄는 것은 위험하다. 갑질 논란에 휩싸이고 각종 스캔들로 회사를 망가뜨린 사례를 수없이 봤다. 능력 없는 2세 후계자가 회사를 말아먹고 결국 공중 분해시키기도 했다.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이사회와 전문 경영인이 중심이 되는 거버넌스에 대해 논의가 나오는 이유다. 오너 아들이라고 무조건 회장이 되는 시대는 끝내야 하지 않을까.
한 때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로부터 쫓겨난 적이 있었다. 이사회에서 창업주라고 해도 경영에 자질이 없다면 내려오게 하는 게 미국식 자본주의다.
한국 민주주의는 선진화된 지 오래다. 여의도를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사람도 많지만 시스템만은 이미 성숙돼 있다. 여성 리더도 나오고 국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대통령을 평화롭게 내려오게 하는 시스템까지 갖췄고 실제로 이를 두번이나 실행에 옮겼다.
한국 기업엔 민주주의가 왔을까. 최근 중소기업 일부에서 소액주주 운동이 힘을 발휘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주주총회에서 창업주를 쫓아낸 사례도 있었다. 절대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는 점차 사라지고 연기금과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정치 뿐 아니라 경제도 좋은 리더를 '뽑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경제와 기업에도 민주주의가 성숙해야 밸류업도 가능할 것이다. 좋은 리더가 나라를 이끌고 더 좋은 리더가 기업을 이끌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