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만 안 올라."
요즘 대화 주제 중 열에 아홉은 투자 얘기다. 코스피가 3800을 넘어서면서 '이제라도 들어가야 하나, 어떤 종목이 좋은가'란 말이 오간다. 남들은 다 벌었다는 데 내 주식만 안 올랐다.
최근에 만난 모 증권사 임원은 코스닥 바이오주에 투자했다가 물렸다. 주변엔 원전 관련 대형주를 추천하고 다녔는데 정작 본인은 재미를 못봤다고 한다. 모 대기업 임원은 여러차례 코스닥 종목에 투자를 했다가 마이너스 계좌를 갖고 있다. 본인이 다니는 회사도 연초 대비 두배는 뛰었지만 공시 때문에 자사주를 안 샀다. 주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얘기를 할 땐 '다 아는 종목'이라며 사질 않았다.
다 아는 종목은 재미가 없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둔하고 상한가는 기대하기 힘들다. 하루에 1~2% 오르는 게 전부다. 단기간에 몇 따블을 기대하긴 힘들다. 무슨 정보가 있고 상한가를 기대한다는 종목이 솔깃하다.
좋은 주식은 사실 특별한 게 아니다. 다 아는 회사가 정답이다. 좋은 재무제표를 갖추고 양호한 시장 환경을 갖춘 경쟁력 있는 제품을 파는 게 좋은 회사고 좋은 주식이다. 여기에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고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면 금상첨화다.
theBoard에선 매년 500대 상장기업의 이사회를 평가하고 랭킹을 매긴다. 지난해 실적과 이사회의 퍼포먼스를 분석 해보니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였고 뒤를 이어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KT&G
SK하이닉스 등이었다. (참조:
theboard.best 이사회평가)
이사회평가 10위까지 기업들의 연간 주식 수익률(1~10월)을 살펴보니 평균 66.5%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3만4000원에서 117만3000원으로 올랐고
삼성전자는 5만3400원에서 9만8600원으로 84% 올랐다.
SK하이닉스는 17만원에서 48만원으로 무려 181% 상승했다.
SK스퀘어도 7만8600원에서 25만8500원으로 288% 상승한 종목이다.
물론 1월초 대비 코스피 지수도 60%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지배구조가 양호한 회사들의 주가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를 아웃퍼폼했다.
500대 기업 중 이사회평가 최하위 기업들은
이월드 위메이드맥스 삼아알미늄 등이다. 이들은 모두 올해 주가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스닥 소외 현상도 있을 테지만 이사회 활동이 불량한 기업들을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면 수많은 사이트를 띄워 놓고 가격 비교를 하고 리뷰를 본다. 명품이라도 사려면 매장을 직접 찾아가 만져보고 써보고 직원에게 상담을 한다. 전세집을 구하면 일일이 찾아다니고 수십가지 체크리스트를 점검한다. 부동산을 사려면 공인중개사와 수 많은 질의 응답을 하고 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부동산 영끌엔 돈도 들어가지만 정보도 들어간다.
주식 투자도 소중한 재산을 베팅하는 일이다. 듣기에 솔깃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최대한의 정보를 모으고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투자를 해도 부족하다.
재무제표도 살피고 증권사 직원에게 조언도 구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간다면 양호한 지배구조를 선택하는 일도 게을리 하면 안된다. 최소한 더보드의 이사회 랭킹을 보면 좋은 주식이 보인다. 양호한 이사회는 거버넌스를 넘어 선 좋은 투자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