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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노트

사외이사는 누가 어떻게 감시하나

강용규 기자

2026-02-26 08:00:53

얼마 전 theBoard가 개최한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한 기업의 상임감사와 행사 종료 뒤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돌발 질문 "그럼 사외이사는 누가 어떻게 감시하나요?"

상법의 개정을 통해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이사회 내 구성비를 확대하고 주주 충실의 의무를 강화하는 것은 결국 사외이사가 지닌 사내 경영진 감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강력해지는데 정작 그 사외이사를 감시하는 일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사내 경영에 대한 감시자이면서도 사외이사가 아닌 그만이 꺼낼 수 있는 화두였다.

사외이사의 감시를 위한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완벽한 해답은 아니라는 결론에 금방 도달했다. 그 감시 기관이 사내 조직일 경우 사내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역으로 사내 기관으로부터 감시받는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며 사외 조직일 경우 해당 기관의 적합성 검증과 기관 섭외에 따른 비용의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

기업 이사회가 실시하는 사외이사 평가를 방식과 결과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생각해 봤다. 기업들이 해마다 발간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살펴보면 자체적으로든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든 사외이사 평가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사외이사 평가의 시행 여부만을 공개할 뿐 자세한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기업이 절대 다수다. 평가의 상세가 외부에 공개될 때 사외이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기업이 좋은 사외이사를 모시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다. 평가를 시행하는 것만으로 부담을 느끼는 사외이사들도 분명 있을 것인데 이를 외부에 공개까지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기껏 모신 좋은 사외이사가 그저 의결의 거수기 역할만 수행하는 것 역시 건강한 거버넌스의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기업에게 마냥 긍정적인 일은 아닐 터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한 이사회 관련 정보의 공개는 감시자의 역할을 결국 주주들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결국 우리 기업들은 사외이사의 부담과 주주 감시권한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고민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좋은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