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은 올해 정기주주총회 때 이사회 구성을 바꾼다. 사외이사를 모두 기업 C레벨 임원으로 재편한다. 미국 자본시장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국내 재계에서는 드문 시도다. 5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롯데쇼핑이 첫 사례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를 늘려가고 있다.
롯데쇼핑은 사외이사 전문성을 보강해 유통과 마케팅, 재무를 아우르는 실무형 이사회를 꾸린다. 사외이사는 각각 글로벌 기업 마케팅 임원 출신이 2명, 글로벌 기업 전문 경영인 출신이 1명, 글로벌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 1명, 국내 백화점 전문 경영인 출신이 1명이다.
이사회 변화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청 의지가 담겨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겸직하며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는 오너 경영인에게 내부 경영진이 쉽게 할 수 없는 직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퍼스트 무버보다 패스트 팔로워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바이오, 2차전지를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투자가 다른 그룹보다 한 박자 느렸다. 건설,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운 시기 캐시카우 역할을 할 계열사를 제때 키우지 못했다.
롯데쇼핑이 교수, 관료 대신 기업인을 사외이사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해외 사업에 실질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다. 이사회에서 인공지능(AI) 커머스 시대 대비 전략을 검토할 때 다양한 현장 경험도 반영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시장 전략을 반면교사 삼아 테크 기업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롯데쇼핑은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을 걸고 유통 명가 위상 회복을 노린다. 올해 초 연간 매출, 영업이익 목표치와 주요 전략도 공개했다. 신 회장과 경영진, 이사진이 합심해 달성해야 할 목표다.
롯데쇼핑의 실무형 이사회가 일회성 실험에 그칠지, 재계 모범 선례가 될지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주총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