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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이추위'의 역할

김동현 기자

2026-03-18 08:12:46

상장사의 주주총회 공고가 쏟아지기 시작한 2월 말, 한국한공우주(KAI)는 사흘 사이 주총 소집 안건을 두차례 공시했다. 먼저 지난달 25일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2인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 등을 담아 이달 26일자로 정기 주총을 소집했고, 뒤이어 지난달 27일 추가 공시를 통해 사내이사 1인을 더하는 이달 18일자 임시 주총 개최를 결의했다.

얼핏 보면 이사회 구성원을 채우는 비슷한 내용의 공시로 보이지만 이달 18일자 주총은 대표이사를 선임한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지난해 7월 강구영 전 KAI 사장이 새정부 출범 후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공석이던 대표 자리를 9개월여 만에 채우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신임 대표 내정자는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멤버로 알려진 공군사관학교 31기의 김종출 한국방산혁신기업협회 부회장이다. 내정자가 알려지자 KAI에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어김없이 뒤따랐다. 한국수출입은행(26%)과 국민연금(8%)이 대주주로 있는 지분 구조상 친소관계에 따라 정권에서 대표를 내려보낸다는 비판이 리더십 교체기와 맞물려 KAI를 향해 쏟아지곤 했다.

반복되는 논란에 KAI가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기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로 발전시켜 사외이사뿐 아니라 모든 등기임원 후보자를 심사할 수 있도록 위원회 권한을 키웠다. 이후 김조원·안현호·강구영 전 사장과 차재병 부사장(현 대표 대행)까지 4명의 사내이사가 이추위 심사를 거쳐 후보자로 올라갔다.

물론 이추위가 단순히 정권에서 내정한 인물을 기계적으로 심사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그러나 차 부사장의 경우 사내이사진 풀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이추위가 내부 임원을 새로 심사·추천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사회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이어졌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나아가 KAI 이사회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총에선 송호철 전무를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해 3인의 사내이사 체제를 꾸린다. 오랜 기간 1인 체제를 유지한 KAI 사내이사진에 단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변화를 이끌어 온 이추위의 역할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KAI 리더십을 향한 내외부의 따가운 시선 속에도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하나둘 이어가는 것, 이추위가 짊어진 권한이자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