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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노트

풍산 탄약사업 분할의 조건

감병근 기자

2026-04-13 08:54:27

풍산이 최근 탄약사업 매각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풍산과 논의를 멈췄다고 공시했다. 최근 2개월여간 시장을 달군 방산 빅딜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이로써 탄약사업을 떼어내려는 풍산의 두 번째 시도마저 무산됐다. 풍산의 첫 도전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풍산은 탄약사업이 포함된 방산 부문의 물적 분할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쪼개기 상장에 대한 공분이 커지고 있던 분위기를 간과했다. 여론과 정치권의 강한 압박이 이어졌고 결국 물적 분할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를 철회하며 백기를 들었다.

이번에 분할 매각이 무산된 이유로는 한화그룹의 사정이 거론된다.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논란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당국도 조단위 자금이 들어가는 풍산 탄약사업 인수에 제동을 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러한 의견은 한화그룹의 풍산 인수가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압도적 시너지가 없다는 점을 기반으로 한다. 만약 탄약사업 인수가 국가와 업계 모두에 큰 이익이 된다는 점이 명확했다면 한화그룹도 당국을 설득할 명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탄약사업은 풍산의 핵심 캐시카우다. 이 때문에 이를 분리하려는 시도는 사업적 판단이 아니라 오너가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예전부터 제기됐다. 당국 입장에서는 풍산 오너가 승계를 위해 한화그룹이 재무적 리스크를 지는 모양새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풍산의 탄약사업 분할이 연달아 좌절된 걸 운이 나빴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풍산이 탄약사업 분할을 원한다면 이제는 승계가 아닌 명확한 사업적 효과를 시장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분할 도전에서는 풍산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높이도 훨씬 높아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