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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노트

한화그룹 민간 외교가 맺은 결실

김형락 기자

2025-07-10 10:26:00

최근 재계에서 글로벌 사외이사 활동이 활발한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에는 애드윈 퓰너 해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 한화오션에는 조지 P. 부시 마이클 앤 프리드리히 파트너, 한화솔루션에는 시마 사토시 전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실 실장이 사외이사로 있다.

퓰너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40년 지기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김 회장과 만나 정치·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미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싱크탱크 헤리티지대단을 만들고,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부시 파트너는 조지 W.H. 부시(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손자다. 한화그룹 오너가와 부시 가문은 3대에 걸쳐 연을 이어가고 있다.

퓰너 회장과 부시 파트너의 사외이사 선임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이사회 독립성을 깐깐하게 따지는 이들이 그렇다. 팔은 안으로 굽지 않겠냐며 사외이사 견제 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오너가와 친분만으로 사외이사 적격성을 따지는 피상적인 접근 방식이다. 더구나 독립성은 이사회 역량을 판단하는 여러 요건 중 하나다. 경영에 실질적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는 전문성도 다각도로 살펴야 한다.

한화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두 사외이사가 가진 무게감은 상당하다. 한화 자회사인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전개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매출 절반가량이 미국 시장에서 일어났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확장 중이다. 미국 정부 정책 방향을 읽고,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게 중요한 사업들이다.

사외이사로만 구성한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독립적이라 평가한다. 독립성이 유능한 전문가 영입을 보증할 수 있을까. 사추위 차원에서 미 정계 거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섭외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들이 일면식도 없는 국내 기업 이사회에 시간을 할애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창업주인 김종희 선대회장 때부터 미 정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민간 외교에 공을 들였다. 그룹 이사회 네트워크는 오랜 신의를 바탕으로 거둔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