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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드 노트

사내이사 명칭도 바꿔야할까

김태영 기자

2026-06-24 07:57:06

N극의 반대말은 S극이다. 그런데 이를 ‘빨간극 ↔ S극’으로 바꾼다면? 실제 자석의 N극은 빨간색이므로 팩트가 틀린 건 없다. 그러나 완벽한 대칭을 이루던 낱말 한 쌍이 뭔가 어색해지는 건 분명하다. 한쪽은 ‘자성’을 말하고 있는데 한쪽은 ‘색상’을 말하게 됐기 때문이다.

올해 7월부터 한국 이사회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이제 ‘사외이사’라는 명칭은 공식적으로 사라지고 ‘독립이사’로 대체된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이사회는 크게 ‘사내이사 ↔ 사외이사’라는 두 축으로 이뤄져왔다. 둘은 회사 안팎 ‘공간’이라는 기준 위에서 서로 대비를 이루던 한 쌍이다.

그런데 이제 ‘사내이사 ↔ 독립이사’라는 새 쌍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한 쪽은 여전히 공간을 말하고 있는데 다른 한 쪽은 이제 ‘독립성’이라는 새 기준을 말하면서 대칭의 축이 뒤틀리게 된다. 더 나아가면 자칫 사내이사를 ‘독립성이 결여된 이사’라고 해석해버릴 여지도 생겨난다. 결국 사내이사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사내이사라는 명칭을 무작정 대칭이 되도록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독립의 반대말은 ‘종속’ 혹은 ‘예속’이라 한다.

혹시나 하여 외국 사례를 찾아봤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법에서 이사의 구분을 정하지 않고 그저 ‘이사(director)’라고 지칭하고 있었다. 실무에서도 이사 명칭 앞에 '독립'을 붙이냐 안 붙이냐 정도가 전부다.

M7 기업 이사회를 보면 독립이사를 제외한 우리나라 사내이사에 해당하는 인물들(젠슨 황,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등)은 모두 이사라고만 불린다. 대만의 TSMC 역시 독립동사가 아니면 그냥 동사(董事, 이사)라고 부른다.

결국 이사의 명칭에서 중요한 건 기계적인 대칭을 맞추냐가 아니라 실제 거버넌스 개선에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사외이사들도 더이상 기업 외부자가 아닌 글로벌 이사회와 마찬가지로 동행자로서의 이름을 갖게 됐다. 만일 사내이사라는 명칭 역시 손봐야 한다면 무엇이 되었든 거버넌스 선진화에 기여하는 방향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