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섹터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항공기와 우주선, 위성체, 발사체 등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 역시 최근 방산 섹터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사회 멤버 투자 성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한국항공우주 사외이사로는 처음으로 주식을 직접 매입해 갖고 있는 조진수 사외이사(
사진)가 대표적이다. 조 사외이사는 이달 재선임을 앞두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의 조진수 사외이사는 현재 1만6000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항공우주 사외이사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는 조 사외이사가 유일하고 금융감독원 공시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사외이사가 직접 주식을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경우 역시 조 사외이사가 처음이다. 조 사외이사 주식 보유량은 등기·미등기이사를 모두 포함한 전체 임원 중 가장 많다. 강구영 대표 주식 3161주의 5배 이상에 달한다.
조 사외이사가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취득한 건 2002년 이사회 합류 직전인 것으로 보인다. 조 사외이사는 2022년 3월 말
한국항공우주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기용됨과 동시에 해당 기업 주식 2만주 보유 내역을 신고했다. 그해 말 4000주를 주당 4만9231원에 매도해 2억원가량을 현금화했고 이후 줄곧 잔여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17일 종가 기반(9만5000원)으로 산정한 조 사외이사의 주식 가치는 15억원 이상이다.
해당 주식 가치는 최근 한 달 사이 크게 오른 결과다.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5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달 들어 방산 섹터 상승세에 합류하면서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 현재는 8만원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70% 이상 오른 결과다.
한국항공우주는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한해 6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보수와 함께 자본이익까지 챙기고 있는 셈이다.

단
한국항공우주 실적 개선에 따른 기대감은 이사회 경영에 대한 결과이기보다는 해외 방산 수요 확대가 작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에 대한 이사회 자체 기여도는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5명 등 총 6명의 등기이사로 꾸려져 있는
한국항공우주 이사회는 사외이사 위주로 꾸려져 있지만 강구영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사내이사 수 미충족으로 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사외이사가 직접 회사 주식을 보유한 것 자체에 긍정적 평가를 제기하고 있다. 거버넌스 평가기관 전문가는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활동하면서 주식을 스스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가 될 뿐 아니라 그 이사회를 바라보는 주주들에게도 긍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외이사 보수의 일부를 주식으로 제공하는 기업 수가 점진적으로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조 사외이사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오랜기간 활동해 온 인물이다. 1956년생으로 서울대 항공우주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퍼듀대 항공우주공학과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 롤스로이드의 전신인 제네럴모터스 앨리슨 가스터빈 조직에서 리서치 엔지니어로 활동했으며 귀국 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조교수를 거쳐 한양대 서울캠퍼스 공과대학 교수에 임용, 2022년 정년 은퇴하기까지 30여년 간을 재직했다.
교수 재직 시절에는 다양한 학회 회원과 정책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26대
한국항공우주학회장과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위원 등으로 일했고 현재는 한국항공소년단 부총재직을 맡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이사진 전원이 참여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사 후보를 내는데, 2017~2019년 이사회에 몸담았던 이동호 전 사외이사 추천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사외이사는 18대 항공우주학회장과 철도사고조사위원장으로 일했다.
조 사외이사는 항공우주산업 산학위원회 위원장과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일하면서
한국항공우주 측과 오랜기간 인연을 이어오기도 했다. 조 사외이사가 부총재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소년단은
한국항공우주 산하 단체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강구영 대표가 현재 해당 단체 총재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항공우주는 과거 조 사외이사 신규 후보 선임 배경에 대해 전문성을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 사외이사가 과거 항공우주산업 간 밀접한 관계가 사외이사 활동에 독립성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분야 특성 상 산학협력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경영진 관리·감독 역할에 지장이 생길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지난 3년 간 조 사외이사는 이사회 참석률 연 평균 100% 이사회에 올라온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달 말 정기주총에는 조 사외이사의 재선임 여부 안건이 상정돼 있다. 조 사외이사는 정기주총 공고 상 이사 직무수행 계획에 대해 '30여년 간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노력해왔다"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3년 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외이사로서 회사가 지속적이고 혁신적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언했다. 독립적 위치에서 합리적 견제와 내부 건전성에 대한 발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