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셀프 결정일까, 아니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용단일까.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세금 부담 없는 배당재원을 확보한
모토닉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대량의 상속을 받아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현
모토닉 대표이사가 본인의 세 부담을 덜고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셀프' 안건을 올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 이사회에 자사 임원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행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21일
모토닉 이사회는 정기주총에 자본준비금(자본잉여금) 감액 안건을 올렸다. 해당 안건은 자본금의 1.5배에 해당하는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 173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시켜 배당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말
모토닉 자본잉여금은 약 501억원,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과 법인세법 등에 따르면 자본준비금 감액분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경우 해당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해당 안건은 원안 그대로 정기주총에서 승인됐다. 지난해 말
모토닉의 개인 최대주주는 김희진 대표로 그의 지분은 15.03%에 달한다. 김 대표의 삼촌 김영목 씨(13.09%)와 그의 모친 김혜옥 씨(2.61%), 동생 김유진 이사(7.5%)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도합은 38.83%다. 일반주주 지분 12% 가량 동의를 얻으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였다. 지난해 말 일반주주는 1만125명으로 이들의 지분 합계는 19.91%였다.
이에 따라 올 사업연도 배당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 부담이 따르지 않을 전망이다.
모토닉이 지난해 사업연도와 같은 규모로 결산배당에 나선다고 가정했을 때 김 대표는 내년 약 30억원의 배당수익을 수령하게 된다. 현행 세법 체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해당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만으로 금융종합소득과세자로 분류, 최고세율 49.5%(지방세 포함)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모토닉은 매년 배당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부친 김영봉 전 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김 전 회장 지분 절반 가량을 상속받아 상속세 의무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속받은 주식 가치는 상속 시점 기준 약 420억원이었다. 상속 시점 전후
모토닉 주가가 큰 변화가 없었던 점을 비롯해 상속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최대주주에는 할증과세가 가산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김 대표는 200억원 안팎의 세 부담을 진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와 그의 모친, 동생 등이 세금 절감 효과를 보게 되는 만큼, 해당 안건을 주총에 올린 이사회 결정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점은
모토닉 사외이사 2명 중 한 명이
모토닉 임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모토닉은 지난해 3월 신세진 사외이사를 새로 영입했다. 신 사외이사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13년 간
모토닉 관리본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특히 김 대표가 관리본부 일원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 해당 조직의 장을 맡아 김 대표와의 인연도 각별하다는 평가다. 오너십과 경영진을 견제·감독해야 하는 사외이사 자리에 자사 임원 출신 인사를 앉히는 건 이례적이다. 자산 2조원 미만의
모토닉은 별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설치할 의무에서 자유로운 데다, 김 대표와 그의 삼촌인 김영목씨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이사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도 40%(2명)에 불과, 경영진 결정에 제동을 걸기도 어렵다. 사실상 이사회 독립성이 사실상 갖춰지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주총 안건이 오너에 의해 결정되고 오너를 위해 집행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모토닉 측은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모토닉은 지난 2월 초 자기주식 495만주를 소각했다. 자본금에 변화를 준 건 2008년 5월 액면분할 이후 약 17년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