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대형 상장사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61세(1964년생) 남성 대학교수다. 최근 1년 새 시총 상위 100개 대형 상장사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소폭 증가했고, 기업인과 관료 출신 인사 비중이 커지는 변화가 관측됐지만 여전히 대학교수 비중이 상당했고, 대부분이 60대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는 대형 상장사 2곳의 사외이사직을 겸직하면서 소위 잘나가는 사외이사의 면면을 시사하기도 했다.
◇ LS일렉트릭에서는 내년 팔순 사외이사도 활약 TheBoard가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 이사회 면면을 분석한 결과, 해당 상장사 소속 사외이사 수는 모두 457명(타사 겸직 이사 포함)으로 집계됐다. 한 상장사당 평균 4.6명의 사외이사를 기용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시기 해당 100개 기업 등기이사 수는 타사 겸직 이사 포함 모두 738명(기업별 평균 7.4명)으로, 각 상장사 평균 전체 이사회 멤버 중 절반 이상(62.9%)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1년여 전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는 기업당 평균 4.7명의 사외이사를 기용, 평균 0.1명의 사외이사가 줄어들었지만 시총 상위 100위 내 기업이라고 해도 이 중에는 자산총액이 2조 원 미만인 기업이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적극적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는 평가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최소 3명 이상 둬야 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과반 이상이어야 한다.
사외이사 평균 나이는 61세로 지난해 말 기준 당시 61세와 같았다. 현행 우리나라 법정 정년이 만 60세인 점을 감안하면 현직을 떠난 이들이 이사회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지난해 통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퇴직 연령은 49.4세다. 사외이사 대부분은 퇴직 이후 수년 내 이사회 활동을 시작해 기업 임원과 고위 관료 출신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바로도 읽힌다.
분석
대상 사외이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LS일렉트릭의 윤증현 사외이사였다. 지난해
LS일렉트릭에 합류한 윤 사외이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로 내년 팔순(1946년생)을 맞는다. 가장 나이가 어린 사외이사는 올해 35세(1990년생)인 박새롬
카카오 사외이사다. 현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박 사외이사는 2020년
카카오 이사회에 진입했다.
여성 비율은 28.0%를 기록했다. 대형 상장사 사외이사 4명 중 1명 이상은 여성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26.1%에서 1년여 사이 1.9%포인트 증가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 자산총액은 모두 2조 원 이상으로 대부분 기업이 현행법이 요구하는 최소 요건 이상을 충족하고 있다.
◇ 대학교수 강세 여전… 기업인 출신 기용 증가 눈길 사외이사진 상당수의 직업군은 전·현직 대학 교수 출신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사외이사 직업은 각 기업 정기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이사 주요 경력 내용을 참고했다. 사외이사 경력이 다양하더라도 각 기업이 특정 사외이사를 기용할 때는 목적이 있는 점을 감안, 주요 경력 내용을 위주로 주요 커리어를 △기업인 △전직 관료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연구원 △기타 등 총 8개 항목으로 대별했다.
이 중 주요 커리어가 전·현직 교수로 분류된 이는 총 198명으로, 분석
대상 사외이사 457명 중 43.0%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조사
대상 사외이사 중 46.5%가 교수 출신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교수 다음으로는 기업인 108명(23.4%), 관료 67명(14.5%), 변호사 51명(11.1%) 순이었다. 기업인·관료 출신 인사 비중이 1년여 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는데, 이는 유의미한 이사진 구성 변화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올해 새롭게 사외이사 활동을 시작한 기업인 출신으로는
고려아연의 이상훈 사외이사가 꼽힌다. 이 사외이사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 대표로 활동한 바 있으며 타사 이사회에서도 일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삼성E&A,
SK이노베이션 등이 기업인 출신 이사를 새로 맞았다. 관료 출신 중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교육부 차관보까지 지낸 이상원 신용보증기금 비상임이사가 한국항공우주 이사회에 합류했다.
대형 상장사 중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이가 적지 않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이번 사외이사 분석
대상자 457명 중 약 10%에 해당하는 40명이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 이사회 2곳에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한 허경욱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두산과
에코프로비엠 등 두 상장사에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두 기업 시총 순위는 각각 63위와 56위였다.
한편 조사
대상 시총 상위 100개 기업 명단에도 최근 1년여 사이 변화가 있었다. CJ와 LGCNS,
LS,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성E&A, ABL바이오, APR,
이수페타시스,
키움증권,
파마리서치,
펩트론, 한화,
한화솔루션,
현대건설 등이 새롭게 상위 100위 안에 진입했고,
CJ제일제당과
GS,
LG생활건강,
LG이노텍,
SKC,
SK바이오사이언스,
두산로보틱스,
시프트업,
에코프로머티,
엔씨소프트,
현대오토에버,
휴젤 등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