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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오리온, 지주사 지배력 40% 넘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국민연금 2년 연속 이사 보수 한도 80억 반대, 주총서 반대율 30~40%대 안건 나와

김형락 기자

2026-02-03 07:29:47

편집자주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강화 움직임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에 직접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며 "원시적이고 후진적 경영 행태를 보이는 곳은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금 운용이 정치·정책 논리에 영향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금융지주, 소유 분산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theBoard는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 들어간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변곡점, 주주 구성, 의결권 행사 내역 등을 살핀다.
오리온은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오리온홀딩스와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가족들이 40%를 웃도는 지배력을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은 지주사 전환 전부터 오리온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장기 투자자다. 2년 전 오리온이 이사 보수 한도를 30억원 증액하자 해당 안건에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국민연금 지지를 받고도 반대 비율이 30%를 넘는 안건도 나왔다.

지난 1월 기준 오리온 최대주주는 지분 37.37%를 보유한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다. 이화경 부회장(지분 4.08%)과 남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0.45%), 장남 담서원 오리온 경영전략본부장 부사장(1.23%) 등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43.81%다.

5% 이상 주주는 국민연금 하나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은 8.12%다. 국민연금은 오리온에 10년 넘게 투자한 장기 투자자다. 2009년 분할 전 오리온(현 오리온홀딩스)에 5% 이상 주요 주주로 처음 등장했다.


국민연금은 2024년 오리온 정기 주총부터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오리온은 2023년 50억원(사외이사 3명 포함 5명)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2024년 80억원(사외이사 3명 포함 5명)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오리온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사 보수 한도를 50억원(사외이사 3명 포함 5명)으로 유지했다. 2018년 31억원이었던 실제 지급 보수 총액은 2023년 41억원으로 늘었다. 오리온은 기본 연봉과 성과 상여금이 단기 경영 성과와 연동돼 있다. 보수 한도를 매년 조정하면 운영상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지급액보다 다소 여유 있게 보수 한도를 잡았다.

국민연금은 생각이 달랐다. 2023년 정기 주총까지는 이사 보수 한도(50억원) 승인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사 보수 한도가 80억원으로 늘어난 2024년 정기 주총에서는 보수 한도 수준이 보수 금액에 비춰 과다하거나, 보수 한도 수준·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 등에 비춰 과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2024년 오리온 정기 주총에서 부결 안건이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국민연금이 반했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은 찬성 주식 비율이 58.1%(2054만9646주)에 그쳤다. 반대·기권 등 주식 비율은 41.9%(1481만3284주)였다. 국민연금 외에 다른 주주들도 해당 안건에 반대해 반대 비율이 높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오리온 정기 주총에서도 같은 이유로 이사 보수 한도(80억원) 승인 건에 반대했다. 해당 안건은 찬성 주식 비율 70.9%(2367만2309주), 반대·기권 등 주식 비율 29.1%(973만5673주)로 가결됐다.

최대주주와 특별 관계자 개별 의결권 지분이 3%로 제한된 안건도 반대 비율이 높았다. 오리온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 노승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임기 2년)하는 안건을 올렸다. 해당 안건은 찬성 주식 비율 62.7%(102만89057주), 반대·기권 등 주식 비율 37.3%(612만5237주)로 가결됐다. 국민연금이 해당 안건에 찬성했지만 2년 전 노 변호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때보다 반대 비율이 높아졌다. 당시 찬성 주식 비율은 97.4%(1747만2160주), 반대·기권 등 주식 비율은 2.6%(46만8727주)였다.

오리온은 주총 소집 결정 뒤 주주와 소통에 힘쓰고 있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IR 미팅, 이메일 질의 회신, 개별 유선 상담 등을 진행해 안건 상정 이유를 설명한다. 올해는 이사 보수 한도, 내년에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 지지를 모으는 데 공들어야 한다. 상법 개정으로 3% 룰이 최대주주와 특별 관계자 합산 의결권 지분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그해 6월 분할 전 오리온을 자회사 지분 관리·투자를 담당하는 오리온홀딩스와 음식료품 제조·가공·판매를 담당하는 오리온으로 인적분할했다. 이 부회장은 분할 전 오리온 지분 14.5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40.55%였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 주식을 공개매수해 지배력을 늘렸다. 인적분할 직후 오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오리온 지분은 12.08%였다. 분할 전 오리온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이 분할 후 오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오리온 지분으로 바뀌었다. 오리온홀딩스는 공개매수로 오리온 지분을 37.37%까지 늘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부회장(4.08%), 담 회장(3.59%) 등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45.34%로 소폭 상승했다.

이 부회장은 공개매수에 참여해 오리온 주식을 오리온홀딩스 신주로 바꿨다. 공개매수 직후 이 부회장이 보유한 오리온홀딩스 지분은 32.63%로 늘었다.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63.8%다. 지난 1월 기준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오리온홀딩스 최대주주 지분은 63.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