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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한솔케미칼, 주식 보상 취득에 달린 대주주 지위

조연주 부회장, RSU·임원 스톡옵션 충족 시 최대주주 지배력 확보

김형락 기자

2026-02-04 15:32:35

편집자주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강화 움직임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에 직접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며 "원시적이고 후진적 경영 행태를 보이는 곳은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금 운용이 정치·정책 논리에 영향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금융지주, 소유 분산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theBoard는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 들어간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변곡점, 주주 구성, 의결권 행사 내역 등을 살핀다.
한솔케미칼은 3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2세 경영인인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이 개인 대출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GS에 매각하면서 지배력이 역전됐다. 조 회장은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이 양도제한 조건부주식(RSU)의 가득 조건을 100% 충족하고 특별관계자로 묶인 임원들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신주와 자사주를 취득해야 다시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지난 2일 기준 한솔케미칼 최대주주는 보통주 지분 13.07%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조 회장이 보통주 지분 2.74%를 GS에 매각하면서,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이 15.07%에서 12.33%로 낮아졌고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바뀌었다.

조 회장은 채무 상환 재원이 필요했다. 지난해 7월 기준 조 회장은 한솔케미칼 주식을 담보로 총 595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였으며 적용 금리는 3.6~4.29% 수준이었다. 조 회장은 GS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550억원으로 대출금을 상환했고, 지난해 8월 기준 주식담보대출 잔액은 165억원으로 줄었다.


현재 조 회장은 한솔케미칼 보통주 지분 4.76%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보통주 지분율은 12.29%다. 주요 특별관계자로는 △조연주 부회장(5.57%) △차녀 조희주 씨(0.69%) △장남 조현준 씨(0.69%) △박원환 전 한솔케미칼 대표이사(0.05%) △한장안 한솔케미칼 대표이사(0.04%) 등이 있다.

조 회장은 신탁 계약을 통해 조 부회장의 지배력을 보완했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솔케미칼 보통주 지분 4.15%를 부인 이정남 씨에게 신탁하면서, 의결권 행사 지시권을 조 부회장에게 부여했다. 해당 주식은 의결권 기준으로 조 부회장 보유 지분에 포함된다. 조 부회장은 신탁 계약분을 제외한 보통주 16만1080주 전량을 담보로 84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조 부회장은 한솔케미칼 사내이사로서 전문경영인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사회 의결을 거쳐 RSU 2만393주를 부여받았다. 한솔케미칼 이사회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동기 부여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RSU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RSU 지급 시점은 2028년 2월이다. 조 부회장은 가득 조건을 충족해야 RSU를 자사주 또는 현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가득 조건은 2024년 한솔케미칼 연결 기준 EBITDA(관리회계 기준) 대비 2025~2027년 EBITDA 합계액의 연평균 누적 성장률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성장률이 5% 미만이면 지급률은 0%, 10% 이상이면 100%가 지급된다.

다만 조 부회장이 RSU를 100% 자사주로 취득하더라도 현재 국민연금의 지배력을 단독으로 넘어서기는 어렵다. 한솔케미칼 임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해 신주 또는 자사주를 취득해야 특별관계자 지분율이 국민연금 지분을 웃돌 수 있다. 지난 3일 기준 한솔케미칼 종가(29만7500원)는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상회하고 있다. 다만 스톡옵션 역시 부여일 대비 중기 경영계획 목표 달성을 가득 조건으로 두고 있다.

조 부회장은 과거 RSU 가득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2월, 2년 전 부여받았던 RSU 8432주를 한 주도 수령하지 못했다. 2023~2024년 한솔케미칼 EBITDA 평균이 1785억원으로, 기준 연도인 2022년(2352억원)보다 역성장하면서 가득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임원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 역시 동일하게 가득 조건에 미달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한솔케미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안건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에 모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2024년 정기 주총에서 반대했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 역시 지난해 주총에서는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