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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이사회에 CFO 첫 배치

류승헌 부사장, 입사 2년 만에 이사회 합류…재무 통제력 강화 '목표'

박완준 기자

2026-02-26 08:08:43

엘앤에프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사회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한다. 실적 둔화에 따른 재무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경영 의사결정의 중심에 재무 전문가를 배치해 위기 대응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재무 부담이 커진 만큼 이사회 구조부터 손질해 체질 개선을 목표한다.

이사회 변화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도 맞물린다. 기존 배터리 소재 중심 구조를 넘어 브랜드 및 지적재산권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외연 확장에 나선다. 재무 안정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위기 국면에서 수비와 공격을 병행하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창사후 첫 CFO 사내이사…재무 악화에 이사회 '손질'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내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류승헌 CFO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사내이사로 최고경영책임자(CEO) 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선임했지만, 올해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CFO가 이사회에 합류한다.

류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수료했다. 이후 신한금융지주회사 IR팀을 거쳐 CFO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엘앤에프에는 2023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은 부진한 실적에 따른 재무 악화가 자리한다. 앞서 엘앤에프는 2023년 영업손실 222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영업손실 5587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역시 영업손실 1568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3년간 영업손실은 9378억원에 달해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엘앤에프 재무는 지난해 3분기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부채총계에서 자산총계를 제외한 자본총계가 2024년 말 7233억원에서 3개 분기 만에 3758억원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가 부채 증가로 연결되면서 재무 구조의 완충 장치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자산 구조를 조정하고 차입금을 줄이면서 재무 안정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 말 기준 엘앤에프의 자본총계는 6858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도 전 분기 691%에서 358% 수준으로 낮아졌다. 시장에서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단기간에 체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엘앤에프는 류 부사장을 이사회에 합류시켜 재무 관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 멤버로 전략 수립 단계부터 재무 관점이 반영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을 목표한다. 대규모 투자와 변동성 높은 배터리 업황 속에서 재무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브랜드 및 IP' 사업목적 추가…'기술 방어' 목표

엘앤에프는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도 추가한다. 정관에 브랜드 및 지적재산권(IP) 관련 사업을 추가해 기존에 확보한 배터리 기술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외형 확장이 아닌 '기술 방어'를 전면에 내세운 조치로 해석된다.
엘앤프가 공시한 사업목적 변경 세부내역. /출처=금융감독원.
업계는 엘앤에프가 기술 보호 체계를 강화해 장기적으로 라이선스 사업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격차가 곧 수익성과 직결되는 배터리 소재 산업 특성 탓이다. 이에 엘앤에프는 브랜드와 특허, 상표 등 무형자산 보호를 목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자산 방어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사회에 CFO를 처음 배치해 재무 통제력을 높이면서 기술 주도권을 제도적으로 묶어두는 '투트랙 전략'이다. 수년간 이어진 적자에 방어력을 끌어올려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브랜드 및 지적재산권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것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배터리 기술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