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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금융사 이사회 평가

신한은 매월, 키움은 연 2회…증권사 독립이사 교육 '양극화'

[증권]AI부터 AML까지 내용도 격차, 교육 인프라 따라 콘텐츠도 엇갈려

안정문 기자

2026-08-05 08:02:28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더벨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15개 증권사의 2025년 독립이사 교육 실적을 전수 비교한 결과 연간 교육 횟수가 최소 2회에서 최대 13회까지 벌어졌다. 가장 많은 교육을 실시한 곳은 신한투자증권(13회), 가장 적은 곳은 키움증권(2회)이었다.

교육 횟수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상위권 증권사들은 거시경제와 디지털 전환, ESG 등 산업 변화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한 반면 하위권은 자금세탁방지(AML)나 신임 독립이사 대상 온보딩 교육에 대부분 머물렀다.

교육의 차이는 지주사 교육 인프라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교육 횟수가 많은 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지주사 연구조직이나 교육 조직이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반면 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은 그룹 차원의 정기 교육 체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는 독립이사 교육에 관한 직접적인 규정이 없다.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신임 독립이사 교육과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권고하고 있을 뿐 교육 횟수나 내용, 평가 기준은 제시하지 않는다.

신한투자증권, 매월 교육 체계 구축…지주사 연구소가 뒷받침

theBoard가 실시한 2026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13회의 독립이사 교육을 실시하며 15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교육 실적을 기록했다. 2위인 NH투자증권(10회)보다도 3회 많아 사실상 매월 한 차례씩 교육이 이뤄진 셈이다.

교육의 대부분은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가 담당했다. 1월 '2025 금융시장 환경'을 시작으로 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 실태 점검', 4월 '글로벌 확장 시대 자본 효율성 관리', 5월 '미국 관세 인상과 한국의 지역 경제' 등 거시경제와 산업 동향을 다뤘다. 하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스테이블코인, Web3.0과 디지털지갑, Agentic Pay 등 디지털 금융 관련 교육이 이어졌다. AI·디지털 관련 교육만 네 차례 편성됐다.

외부교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진행한 미국 자금세탁방지 제도 교육이 유일했다. 다만 미국 규제체계와 감독 동향을 중심으로 구성돼 일반적인 AML 의무교육과는 성격이 다소 달랐다. 순수 AML 의무교육 비중이 크지 않아 산업 변화와 시장 환경을 다루는 교육 비중이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이 같은 교육 체계는 지주사의 연구 인프라가 뒷받침한 결과다.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가 매월 교육 콘텐츠를 기획하고 계열사에 제공하면서 정기 교육이 가능했다.

◇키움·한국투자, 교육 횟수와 내용 모두 부족

반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독립이사 교육을 두 차례 실시하는 데 그쳤다. 모두 자금세탁불공정방지팀이 진행한 AML 교육이었다. 교육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다.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2023~2025년 교육 실적 8건 모두 AML 교육으로 확인됐다. 금융시장이나 산업 변화, 디지털 금융, ESG 등을 주제로 한 교육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교육은 세 차례에 그쳤다. 모두 독립이사를 대상으로 한 이사회 규정과 업무 절차 안내 성격의 교육이었다.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확인되지 않았다. 리스크관리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등 활동 빈도가 높은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산업 변화나 금융시장 환경을 다루는 별도 교육 체계는 구축되지 않은 모습이다.

유안타증권은 네 차례 교육을 실시했지만 내용이 규제와 컴플라이언스에 집중됐다. AML 교육이 두 차례였고 나머지는 임원 준수사항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감독방안이었다. 금융시장이나 산업 트렌드를 주제로 한 교육은 없었다.

◇하나는 AI 교육, 현대차는 해외연수…차별화 시도

하나증권은 다섯 차례 교육을 실시했다. 횟수는 중위권이지만 교육 방식은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됐다. 3~6월에는 독립이사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을 다루는 DT 연수를 운영했다. ChatGPT 활용 교육을 독립이사 프로그램에 포함한 사례는 조사 대상 증권사 가운데 하나증권이 유일했다.

이 밖에도 ESG 추진과제, 글로벌 시장 전망, 금융회사 리스크관리, AI 전환 시대 금융산업 대응 전략 등을 교육했다. 한국금융연수원 등 외부 전문기관을 적극 활용한 점도 특징이다.

현대차증권은 네 차례 교육 가운데 싱가포르 산업현장 탐방을 포함시켰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의 기업지배구조 교육과 공정거래, AML 교육 외에 3박4일 해외 산업현장 연수를 실시했다. 해외 탐방을 독립이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한 사례는 조사 대상 가운데 현대차증권이 유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