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로보티즈 대표가
로보티즈를 활용하지 않고 개인 지분 매각을 통해 계열사
로보티즈AI 실탄 지원에 나선 배경은 뭘까. 업계에선
로보티즈AI 지원을 두고 보드 멤버간 이견이 존재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본업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큰 상황에서 물적분할 자회사인
로보티즈AI까지 지원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다.
로보티즈는 최근 자회사인
로보티즈AI 지원안을 두고 이사회 표결을 거쳤다. 이사회 멤버는 총 3명으로 지원에 찬성표를 던진 인물은 김병수 대표 1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명이 반대의견을 냈고, 1명은 기권하면서 최종 부결처리됐다.
회사 차원에서 호응해주지 않자 김 대표는 결국 사재를 팔아 자율주행로봇 사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보유 주식 중 36만6525주를 처분단가 24만2000원을 적용해 블록딜 방식으로 약 887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거래기간은 오는 9월 7일부터 30일로 10월 6일 거래가 종료될 예정이다.
김 대표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로보티즈AI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보티즈AI는 지난해 6월
로보티즈의 자율주행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법인이다. 지난해 매출 12억원에 순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순손실 54억원을 냈다.
회사 측은 물적분할 배경에 대해 양산 체제를 앞두고 본원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지원안이 부결되면서 실질적으로 본업투자 확대 국면에서 모회사의 재무건전성에 힘을 싣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대표가 예상한
로보티즈AI의 턴어라운드 시기는 앞으로 3년 후다. 양산 생산 과정에서 1분기와 같은 추이를 이어간다고 가정할 경우 단순계산으로 600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금액은 주가 추이에 따라 추후 변동될 수 있는 김 대표 블록딜의 조달금액 밴드 하단(70%, 620억원)과도 유사한 수치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개선을 꾀하겠지만 현 상황이 유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조달 계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김 대표가 이번 자금활용 목적을 자회사 지원과 국민성장펀드 매칭투자(휴머노이드 본업) 참여로 밝힌 만큼 추후 사업 현황에 따라 자금 활용처를 유연하게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로보티즈AI 지원안이 이사회에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배경에는 모회사의 본업 투자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티즈는 지난 1999년 설립돼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라인업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는 로봇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잠시 흑자 전환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적자기조로 돌아서면서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 로봇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의 막대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속도에 밀려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실정이 됐다.
로보티즈도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승부수를 던졌다. 연초 300억원을 들여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설립했고 총 6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현지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점에 착안해 대규모 해외거점을 건설하고 물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지속적인 투입 금액과 추후 발생할 고정비 부담을 고려했을 때 자금여력이 빠듯하다고 본 셈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별도 기준 1445억원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후 추가적인 투자 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에는 액추에이터 생산 자동화 시너지를 목적으로 현대투자파트너스 CL 로보오토메이션 신기술조합 지분 62.85%를 181억원에 취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반기 추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과정에서 회사의 재무 상태, 모회사와
로보티즈AI의 수익성이 투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계획대로 조달을 마무리하고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본사인
로보티즈 역시 액추에이터 생산설비 등 핵심 본업 투자를 앞두고 있어 자회사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있었다"며 "자회사 사업 자체를 부정했다기보다 본업 투자 우선순위와 모회사의 자금 부담 리스크를 고려한 이사회의 판단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