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사장)이 보유 중이던 SK네트웍스 주식을 사실상 대부분 처분했다. 한때 SK 지분을 줄이고 차입까지 활용해 SK네트웍스 지분을 3%대까지 끌어올렸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번 매각으로 최 사장의 개인 지분율은 0.01%까지 낮아졌다. 최성환 사장은 최종건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신원 명예 회장의 장남으로 SK그룹 오너 3세 가운데 첫 사장이 된 인물이다.
그간 최 사장의 지분 확대는 책임경영뿐 아니라 SK네트웍스를 중심으로 한 독립경영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개인 지분이 사실상 사라진 뒤에도 사업총괄과 사내이사 지위에는 변화가 없다. 개인 지분과 실제 경영 역할 사이의 연결고리가 이전보다 약해진 셈이다.
◇책임경영 내세워 3%대까지 늘려, 2024년 대규모 매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은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주식 66만9965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보유주식은 종전 70만주에서 3만35주로 줄었다. 현재 발행주식총수 기준 지분율은 0.35%에서 0.01%로 낮아졌다. 보유 주식의 95.7%를 처분한 셈이다. 총 매각 규모는 약 45억원이다.
이번 매각이 눈길을 끄는 것은 최성환 사장이 과거 SK네트웍스 지분을 늘려온 과정 때문이다. 최성환 사장은 2021년 2월 처음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인 뒤 꾸준히 지분을 확대했다. 2022년 말 2.63%였던 지분율은 2023년 8월 처음 3%를 넘어섰고 같은 해 말에는 3.17%까지 높아졌다.
당시 최성환 사장의 개인 지분은 SK에서 SK네트웍스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SK 주식을 처분하는 동시에 자신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SK네트웍스 주식은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보유한 SK네트웍스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차입도 적극 활용했다.
챗GPT가 만든 이미지
최성환 사장의 지분 매입을 놓고 책임경영과 함께 장기적인 경영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최성환 사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손자이자 최신원 SK네트웍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19년 SK네트웍스에 합류해 기획실장과 사업총괄 등을 거쳤고 2022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같은 해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 오너가 3세 가운데 처음으로 사장에 오르면서 주목받았다.
최성환 사장의 개인 지분은 특히 SK네트웍스의 독립경영 가능성과 맞물려 관심을 받았다. 최신원 명예회장은 과거 SKC와 SK네트웍스 등을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추진했다. 이후 최성환 사장이 SK네트웍스 경영에 참여하고 개인 지분까지 늘리면서 부친의 독립경영 구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분 확대 흐름은 2024년 4월 급격히 뒤집혔다. 최성환 사장은 당시 SK네트웍스 주식 678만1744주와 SK 주식 9만6304주를 한꺼번에 처분했다. 총 매각대금은 약 479억원이었다.
당시에는 매각 이유도 분명했다. 2018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SK 주식에 대한 증여세 납부가 목적이었다. 약 808억원으로 추산된 증여세를 5년간 6회에 걸쳐 연부연납했고 2024년이 마지막 납부 시점이었다.
SK네트웍스는 당시 최성환 사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왔으며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년 지킨 70만주마저 처분, 지분과 경영 역할 '분리'
이번 매각은 2024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증여세 납부라는 대규모 자금 수요가 있었고 최성환 사장도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하지 않았다. 748만여주 가운데 70만주를 남겼고 이후 2년 넘게 이 물량을 유지했다. 이번에는 잔여 물량 가운데 대부분을 처분해 3만35주만 남겼다.
2024년 대규모 매각으로 낮아진 지분율은 독립경영 가능성을 거론할 때 이미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번 매각으로 개인 지분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까지 줄었다. 현재까지 2024년 증여세 납부와 같은 별도의 대규모 자금 수요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최성환 사장의 경영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임기가 2028년 3월까지 남아 있고 사업총괄 직책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5월부터는 데이터 관리·솔루션 자회사 엔코아의 사업총괄 사장도 겸임 중이다. 당시 엔코아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AI 사업에 직접 관여하는 쪽으로 역할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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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개인 지분 확대와 경영 역할 확대가 함께 이뤄졌지만 2024년 이후에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 지분은 0%대로 낮아졌지만 경영 참여는 유지 중이다. SK가 최대주주로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최성환 사장의 개인 지분이 경영 참여를 좌우하는 구조는 아니다.
최씨 일가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지분을 줄이는 것도 아니다. 최신원 명예회장은 지난해 지분을 대거 처분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장내매수에 나섰다. 올해 모두 2만8000주를 추가로 사들여 현재 12만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SK네트웍스 비등기임원으로도 복귀했다.
이번 매각의 구체적인 배경은 확인되지 않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최성환 사장 개인의 주식 거래인 만큼 회사에서는 매각 사유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