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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 SKT vs KT vs LG유플러스

3인 3색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은 전원 법조인

①이사회 구성에 직간접적 영향, 규제·소송 리스크 증대 영향

이민우 기자

2026-09-11 11:01:44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 본다.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선임된 대표이사의 전문 영역이 모두 다르다. 법조인과 기업인, 컨설팅 펌 출신 등 각 대표이사별로 명확한 색깔을 가졌다. 이런 차이는 각 기업의 이사회 구성에도 영향을 주며 통신 3사 간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 이사회 의장의 경우 대표이사들의 서로 다른 이력과 달리 법조인 출신으로 통일된 모습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법조인 출신 독립이사들의 선임이 가속화됐다. 이는 관련 법률과 규제의 강화와 더불어 해킹 사고 등 소송 리스크가 과거 대비 증가한 영향이 컸다.

◇판사·순혈 출신 기업인·컨설팅 펌 등 이력 차이 뚜렷

현재 통신 3사 수장은 정재헌 SKT 대표와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로 이루어져 있다. 주목할 점은 각 수장의 전문 분야가 서로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SK그룹에 영입됐다. 반면 박 대표는 KT 순혈 기업인으로 B2B 사업에서 강점을 드러냈던 인물이다.

홍 대표는 전략 기획, 컨설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던 인물이다. 과거 SKT에서 근무했던 경험도 있지만 이후로는 올리버와이만,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 등을 거치면서 주로 컨설팅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8년 LG 사장으로 합류하며 그룹에 입성했고 2024년부터 황현식 전 대표의 뒤를 이어 LG유플러스를 이끌고 있다.

각각 다른 수장들의 이력은 통신 3사의 이사회 구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SKT의 경우 정 대표가 사법, 규제 관련 경험은 풍부하지만 기업, 경영 관련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한명진 SKT 통신 CIC장과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 사장이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정 대표를 이사회에서 뒷받침하는 구도다.

KT는 박 대표가 B2B 관련 경력에 특화된 점을 고려해 박현진 KT 커스터머 부문장이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포진했다. 경영 의사결정에서 B2C 관련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다. 대신 두 사내이사 모두 경영, 사업 영역에 치우친 만큼 독립이사진에서 곽우영, 김영한 독립이사 등 3인의 IT, 통신 기술 전문가가 선임돼 활동 중이다.

LG유플러스는 회계 전문가들이 이사회에서 컨설팅 펌 출신인 홍 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내 회계 전문가인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송민섭 한국회계학회 수석부회장이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전자, IT 분야 전문성 보완을 위해 과거 LG전자팀장을 지냈던 이상우 LG 경영전략부문장이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법률전문가, 통신사 이사회 수장으로 약진…해킹·관련법 개정 탓

통신 3사는 대표이사가 각자 다른 전문 영역으로 엇갈렸지만 이사회 의장은 공통적으로 법조인이 맡고 있다. SKT는 서울고등법원장을 지낸 김창보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가 의장이다. KT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지낸 고위 법조인인 김용헌 독립이사가 이사회를 대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을 지낸 남형두 교수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 교수의 경우 올해 3월에 LG유플러스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됐는데 이는 독립이사로서 최초다. LG유플러스는 그간 대표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통신 3사의 이사회 의장이 모두 법조인으로 구성된 것은 사업 특성과 최근의 경영 환경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유무선 통신 사업은 주파수 할당 등 정부 정책에 큰 영향을 받고 공정거래법 등 준수할 사항도 많다. 특히 최근 상법이나 정보통신망,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강화, 과징금 상향 추세 등이 이어지면서 이사회의 법률 전문성도 높아져야 했다.

뿐만 아니라 통신 3사는 최근 5G 소송, 심각한 정보 유출 사고에 노출됐다. 이에 따라 관련 수사 대응 보고와 고객 보상안 마련, 내부 시스템 보완 등 이사회에 법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사안이 과거 대비 크게 증가했다. SKT와 KT의 경우 해킹 사고로 인한 과징금만 수백억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부과된 상태다.

실제로 통신 3사의 법조인 이사회 의장 선임 시점은 앞선 소송 리스크, 해킹 사태 부각과도 맞물린다. SKT의 경우 지난해 3월 김 대표 변호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는데 이는 5G 관련 소송이 막바지에 이른 시기였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해 4월 유심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KT도 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 소액결제 피해 사태가 9월 발생한 이후 이사회 의장이 기존 김성철 고려대 교수에서 김 독립이사로 변경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해킹 관련 정황 등이 명확히 밝혀지거나 과징금을 부과받지는 않았으나 올해부터 수사 등이 본격화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