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Board Change

이사회 공석 만든 롯데렌탈, TPG 진입 초읽기

윤신원 부대표 등 합류 전망, 집중투표제 적용에도 높은 지분율로 의석 방어

감병근 기자

2026-09-14 15:14:20

롯데렌탈 이사회가 공석을 채우기 위한 재편을 앞두고 있다. 이사회 공석은 2석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롯데그룹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넘겨받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인력이 이를 채울 전망이다.

2석을 한 번에 채우면 집중투표제가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 상법 개정에 따라 롯데렌탈은 집중투표 청구를 정관으로 막을 수는 없다. 다만 TPG가 확보하는 지분율과 최근 주주총회 출석률 등을 고려하면 집중투표제 하에서도 변수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사회 2인 공석 발생 가능성 높아, 윤신원 TPG 부대표 합류 전망

롯데렌탈은 이달 1일 이사회를 열고 이장섭 기획부문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진환 전 대표는 사임했다. 같은 날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61.17%를 TPG가 취득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최진환 전 대표의 사임으로 롯데렌탈 이사회는 7명에서 현재 6명으로 축소됐다. 사내이사는 이장섭 대표, 기타비상무이사는 최영준 롯데지주 재무팀장이 맡고 있다. 나머지 4석은 독립이사로 최정욱 BnH세무법인 회장,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백복인 전 KT&G 사장,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가 채우고 있다.

TPG로 지분 이전이 완료되면 최영준 기타비상무이사의 자리도 공석이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이 보유 지분 전체를 매각하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5인으로 우선 축소되고 빈 자리를 TPG 측 인사가 메우는 수순이다.

빈 자리를 채우는 경우의 수는 정관에 따라 좁혀져 있다. 롯데렌탈 정관은 이사회를 3명 이상 7명 이하로 구성하도록 정했다. 독립이사는 3명 이상이면서 이사 총수의 과반이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현재 독립이사 4명을 유지한다면 이사회 정원은 7명이다.

TPG 입장에서는 정관을 고쳐 이사회 의석을 늘릴 실익도 크지 않다. 상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에는 독립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이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TPG가 이사회 정원을 늘리면 독립이사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TPG가 공석이 된 이사회 2명을 모두 채워 7인 이사회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롯데렌탈 이사회에는 윤신원 TPG 부대표와 투자 인력 1인의 합류가 유력하다. 윤신원 부대표는 이번 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TPG는 경영권 인수가 아닌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에서도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배치했다.
클로드를 활용한 이미지

◇집중투표제도 변수 못 된다, TPG 지분율과 출석률 고려 결과

현 롯데렌탈 이사회는 이달 7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임시 주주총회 날짜는 내달 27일이고 의결권행사 기준일은 이달 22일로 정해졌다.

TPG와 롯데그룹은 공정위 승인 등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된 날로부터 14영업일 되는 날에 딜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고려하면 TPG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상태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 해당 날짜가 선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렌탈은 주주총회 소집 결의에서 안건 항목을 ‘추후 확정’으로 비워뒀다. TPG가 거래를 완료하면 이에 맞춰 TPG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 등을 안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아직 임시 주주총회 안건 발표일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배제를 금지하는 개정 상법은 이달 10일부터 시행됐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으로 자산총계가 8조원을 넘는 롯데렌탈도 이 규정에 해당된다.

집중투표제 청구 자격은 지분 1% 이상 주주다. 현재 해당 조건을 갖춘 롯데렌탈 주주는 VIP자산운용(7.33%), 국민연금(5.02%)이 있다. 따라서 이들의 청구가 있다면 TPG 측 이사 선임 안건에 집중투표제가 적용된다.

다만 집중투표제를 적용해도 TPG 측 이사 2명 선임에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집중투표제 하에서 2명의 이사를 선임하면 1주당 2개의 의결권을 보유한다. 지분 61.17%를 보유하게 될 TPG가 이를 균등하게 나누면 후보당 지분 기준 약 30.6%에 해당하는 표가 배정된다.

소수주주 측이 다른 후보를 선임하려면 30.6%가 넘는 표가 결집해야 하는 셈이다. TPG가 인수할 지분을 제외한 비지배주주 지분은 38.83%로 사실상 대부분의 표가 결집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율은 전체 의결권의 78.8%에 그쳤다. 롯데그룹의 지배주주 지분율을 빼면 17% 내외 수준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TPG가 안정적으로 롯데렌탈 이사회를 재편할 기반을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마련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장섭 대표의 이사 임기는 2028년까지다. 다만 지분을 확보한 TPG가 유임 여부를 결정한다. 독립이사 4석을 제외한 3석이 사실상 TPG 판단에 놓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