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그리스 고전 오디세이에는 극에서 상당히 중요한 장치를 하는 '제우스의 법률'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제우스의 법률은 쉽게 말하면 주변에 있는 또는 집에 찾아온 나그네, 걸인이 사실은 변장한 제우스일지도 모르니 홀대하지 말고 극진히 대접하라는 내용의 문화다.
얼핏 보면 제우스의 법률은 베푸는 것에 인색하게 굴지 말라는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오디세이를 엮어 생각하면 신, 운명이 우리 곁에 어떤 모습으로든 찾아올 수 있고 상벌도 멀리 있지 않으니 항상 스스로의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잠언에 가깝다.
실제로 제우스의 법률을 지키지 않고 무례하게 군 안티노우스 등 구혼자들이 끔찍한 최후를 맞이했다. 반면 그들의 무례마저 인내하며 곳간을 내주고 하인과 신하들을 정과 인의로 대했던 페넬로페, 텔레마코스는 오디세우스의 생환이란 결과를 받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언행을 유념할 것'이라는 제우스의 법률은 신화만이 아니라 재계 등 꽤나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최근으로 보면 자신의 아버지가 세운
남양유업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사례도 마찬가지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 경영권이 한앤컴퍼니에 넘어간 이후 443억원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소를 제기했으나 최근 1심 패소했다. 되레
남양유업의 부당이득 반환 요청이 받아들여져 홍 전 회장은 오히려 11억원을 돌려주게 됐다. 2023, 2024년 주주총회 당시 이사 보수 결의가 적법성을 갖추지 못했던 영향이다.
앞선 결과는 홍 전 회장 그리고 남양 전 오너일가의 언행에서 비롯된 응보다. 이들은 직원을
대상으로 부당 인사,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를 인지하고 이후 언행을 조심했다면 좋았겠지만 이번에는 과거 오너 시절을 보상받고 싶다는 듯 정당하지 않은 퇴직금 소송까지 걸었다.
그로 인해 받은 결과는 국내 재계의 교보재로 남을 패소 판정이다. 사실 홍 전 회장과
남양유업 전 오너일가 같은 언행 사례는 더 드러나지 않았을 뿐 국내 재계, 산업계에는 숱하다. 과거 홍 전 회장의 셀프 보수한도 승인 패소가 알려지자 국내 기업, 오너 상당수가 제발 저린 듯 관련 내용을 보강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알아야 할 것은 더 이상 창업주, 오너라는 이유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고 과오도 정상참작 받는 시대는 지났다는 점이다. 스스로의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다면 그들에게도 벼락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