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기준원은 매년 10월 기업의 ESG등급을 발표한다. 올해 등급 발표와 관련해 주목받는 기업들 중 하나로
남양유업이 있다.
남양유업은 과거 오너 경영체제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실적도 침체기에 빠졌다. 그러다 2024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뒤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남양유업이 주목받는 분야는 특히 지배구조(G, 거버넌스)다. 외부에서는 오너 경영체제의
남양유업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무너진 컴플라이언스(준법 질서 관리활동)와 이로 인한 내부통제 실패, 즉 잘못된 지배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년도 평가에서
남양유업에 매겨진 지배구조 등급은 C다. 한국ESG기준원의 7단계 평가체계 중 6번째에 해당하는 '취약' 등급이다. 과연 1년 사이 눈에 띄는 등급 상승이 나타날까.
당장은 극적 변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6월 공시된
남양유업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살펴보면 15개 핵심지표의 준수율은 26.7%로 1년 사이 변화가 없었다. 아직 핵심지표로 명시된 제도들의 도입을 추진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다만 지표로 확인되지 않는 노력도 있다.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뒤 컴플라이언스 복구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하고 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힘써왔다. 집행임원제도를 시행해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도 했다.
아무리
선진적인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올바른 컴플라이언스에 기반한 자기검열의 체계가 무너져 있다면 제도도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렵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지배구조의 작동 원리부터 손을 대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지배구조 개선의 토대를 쌓는 단계이지만
남양유업의 주가는 이미 과거의 저점 대비 눈에 띄게 높아져 있다. 주주들은 노력의 성과에 점차 호응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모펀드는 인수 기업의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재편 등 사업체질 개선의 단계를 거쳐 투자차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사업체질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의 체질에도 손을 대고 있다. 이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시대적 흐름과도 합치한다.
한앤컴퍼니는 사모펀드가 단순 투자자본을 넘어 지배구조의 개혁가 역할을 수행하는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남양유업의 지배구조 개선 스토리는 시간을 들여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