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전·현직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사회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인과 관료 출신 인사 비중이 작아지고 그 빈 자리를 교수 출신들이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10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여성 교수의 금융지주 이사회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theBoard가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등 은행을 주력사로 삼고 있는 상장 금융지주사 7곳의 최근 10년간 사외이사 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외이사에서 대학교수 출신 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28.9%(45명 중 13명)에서 올 3월 말 37.5%(56명 중 21명)로 증가했다.
이 기간 지주 전체 사외이사 수가 45명에서 56명으로 24.4%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교수 출신 사외이사 수 증가 폭은 컸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관료 출신 인사는 26.7%에서 12.5%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작아졌으며,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는 37.8%에서 32.1%로 줄어들었다.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비중은 미미해 한 자리 비중에 그쳤다.
최근 10년간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중 확대가 가장 도드라진 하우스는 신한지주였다. 2015년 말 신한지주 이사회 내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1명(이만우 사외이사)에 불과했는데, 올 3월 현재 4명으로 불어났다. 두 시기 사외이사 전체 수는 각각 9명. 사외이사 전체에서 교수 출신 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1%에서 44.4% 정도로 확대했다.

KB금융 역시 2명에서 5명으로 커졌고 하나금융은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iM금융 은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했다. BNK금융은 1명에서 4명으로 증가했다. 2019년 출범한 우리금융의 경우 2019년 말 1명에서 올 3월 3명으로 늘었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줄어든 곳은 JB금융이 유일했다. JB금융은 2015년 말 2명에서 올 3월 1명으로 줄었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 중에는 서울대 소속 교수가 가장 많았다. 올 3월 금융지주 교수 출신 사외이사 13명 중 서울대 소속 교수는 5명. 신한지주의 곽수근 사외이사를 비롯해 우리금융의 이영섭 이은주, 하나지주의 이재민,
KB금융의 여정성 사외이사 등이다. 10년 전만 해도 상장 금융지주사에 서울대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었다.
전공 분야가 법률과 언론, 통계, 경제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점도 눈에 띈다. 10년 전 대부분의 교수 출신 사외이사 전문분야는 경제와 경영 분야에 국한돼 있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역할이 강조되고 금융업이 고도화하면서 사외이사에 요구하는 전문성 범위도 넓어지고 전문성 판단 요건도 까다로워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 내 여성 비중이 높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올 3월 기준 교수 출신 사외이사 21명 중 10명(47.6%)이 여성이었다. 7개 금융지주 사외이사 56명 중 여성은 총 17명. 금융지주 7곳 사외이사 3명 중 1명이 여성이었고 그중 절반 이상이 교수 출신이었다는 뜻이다. 2015년 말에는 여성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2명뿐이었다.
유독 교수 출신 사외이사에서 여성 비중이 높은 것은 인재풀이 좁은 영향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성별 다양성도 확보해야 하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전문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교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사 독립성을 확보하기도 용이할 수 있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 평균 나이는 61세였다. 서울대 명예교수 곽수근 신한지주 사외이사와 전 원광대 교수 성제환
J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각각 72세(1953년생)로 최고령이었다. 최연소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동국대 교수로 재직중인 박선영 우리금융 사외이사다. 1982년생인 박 사외이사는 올해 43세로 전체 이사 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