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더보드 인터뷰

한온시스템 인수에 "베스트 옵션인지 근거 찾았다"

김정연 한국타이어·한화손보 사외이사, 회사법·금융법 전문가로 조언

김형락 기자

2025-10-17 15:24:59

"한온시스템 인수, 캐롯손해보험 합병을 결정할 때 너무 많이 모이자고 했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자주 모였습니다. 법률·회계·딜 자문사를 불러 질의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주주들도 이사회 결정을 납득할 거라 생각했죠."

김정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는 자신이 질문을 많이 하는 사외이사라 소개했다. 김 교수는 2022년부터 한화손해보험, 지난해부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두 기업 모두 최근 굵직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김 교수는 공직·변호사·학계 경험을 두루 갖춘 법률 전문가다. 외교통상부 2등 서기관(2006~2009년)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로스쿨에 진학해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2012~2017년)로 일하다 인천대학교 법학부 교수(2017~2020년)로 강단에 섰다. 지금은 이화여대에서 금융 소비자 보호·기업 재무·지배구조 등 회사법과 금융법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김정연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사회에서 질문하며,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역할에 중점을 둔다. 김 교수는 한화손해보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사회에서는 질문하며,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역할에 중점을 둔다. 학자·연구자로 보는 측면, 리스크를 진단하고 방어하기 위해 변호사가 보는 측면, 기업을 경영하는 측면을 고려해 의안을 바라본다.

한국타이어 이사회에서는 지난달 한온시스템 주주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9000억원(예정 발행가 기준) 규모 증자금액 중 3944억원을 한국타이어가 책임진다.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인수한 지 1년도 안된 시기에 진행하는 자본 확충이라 이사회에서도 신중하게 논의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한온시스템 인수를 논의할 때는 그 결정이 베스트 옵션이라는 근거가 필요했다"며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내 한국타이어 주주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걸 사외이사진이 납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과정에서 하는 실사와 직접 경영하면서 보는 문제가 달랐다"며 "한온시스템에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왜 9000억원이 필요한지 한온시스템에서 설명해달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증자 참여를 결정하기 전 여러 각도에서 안건을 살폈다. 한온시스템이 유상증자 뒤 어떻게 바뀔지 여러 차례 설명을 요청하고, 한국타이어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온시스템이 한국타이어에 어떤 시너지를 줄지 등을 점검했다. 한국타이어 이사회는 '인수 시너지를 내려면 연결 실적에 영향을 주는 한온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타이어 이사회는 경영진에게 증자 참여와 함께 주주 환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확실히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한온시스템 인수와 출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린 경영 판단이지만 타이어 부문 실적을 보고 투자한 일부 주주들의 불만이 있을 것 같았다"며 "중장기적으로 주주 환원 목표를 어느 수준으로 올릴지, 한온시스템 경영이 정상화하면 어떻게 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영진이 주주들과 소통해달라는 의견을 줬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8월 중기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3년(2025~2027 사업연도) 동안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35% 수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중기 손익, 재무 목표 등을 담은 기업가지 제고(밸류 업) 계획도 공개했다.

한화손해보험 이사회에서 캐롯손해보험 합병을 결정할 때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자는 자세로 임했다. 합병 절차는 지난 1일 끝났다. 디지털 보험사로 설립했던 자회사를 합병하는 거래였다.

김 교수는 "캐롯손해보험 합병을 결정하기까지 공식적으로 모인 게 서너 번이고, 개별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설명한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며 "합병이 최선의 대안인지를 판단할 정보를 많이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 내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여성 건강 보험이라는 특색 있는 상품을 출시해 상위사를 추격하고 있다"며 "발동이 한 번 걸리니 내부에 한 번 해보자는 추진력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