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비앤에이치가 경영권 분쟁 국면을 마무리하고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출범했습니다. 이승화 사내이사와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 세 명이 역할을 나눠 콜마비앤에이치를 경영하기로 했죠.
윤여원 사장이 원톱으로 경영하던 콜마비앤에이치는 왜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할까요. 오늘 콜마비앤에이치를 둘러싼 가족간의 거버넌스 다툼을 따라가며, 세 인물과 기업의 숙제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섹터1. 현 기업 상황은
# 콜마비엔에이치의 현재 거버넌스는
2025년 10월 14일, 이사회는 3인 각자대표 체제를 의결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대표 명함을 찍게 됐지만 역할은 명확하게 구분했는데요.
실무 경영인으로는 이승화 대표가 나섭니다. 앞으로 그룹의 전략적 방향성과 정렬된 실행 체계를 바탕으로 콜마비앤에이치의 미래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경쟁력 강화, 수익성 제고를 중심으로 한 경영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상현 부회장은 중장기 비전 수립과 전략 자문 역할에 집중합니다. 윤여원 대표는 대외 사회공헌활동을 담당합니다.
3인 각자대표 체제가 가능해진 건 9월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임시주총에서 윤 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에 선임됐죠. 출석 주식수 중 찬성 69.9%였습니다. 안건 통과로 이사회 인원은 6명에서 8명으로 늘었습니다. 윤 부회장측 3인, 윤 대표측 3인의 구도였는데 이 균형이 깨졌죠.
최근 2~3년 전부터는 윤상현 부회장과 윤동한 회장 간에 그룹 경영 방침과 전략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섹터2. 3인 각자대표 체제
# 전문 경영인 나선 이승화 대표
이 대표는 글로벌 제조와 유통, 컨설팅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CJ제일제당 경영리더, CJ㈜ 부사장, CJ프레시웨이 상무,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이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윤상현 부회장의 측근으로도 분류됩니다. 1973년생으로, 1974년생인 윤 부회장과 1살 차이입니다. 실무 경영의 키를 이 대표가 쥔 만큼 윤 부회장과 발을 맞춰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세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카이스트 공학 석사, 미국 미시간대 MBA를 거쳤습니다.
# 중장비 비전·전략 자문 선언한 윤상현 부회장
앞서 정리했듯 윤 부회장은 중장기 비전 수립과 전략 자문을 담당합니다. 주목할 만한 지점은 임기인데요, 2026년 3월까지입니다. 이승화 대표와 윤여원 대표 2인 대표 체제가 안착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맡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보수도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믹,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요. 이 대표가 2014년 CJ에 입사하기 전 7년간 근무했으니 재직 기간도 겹칩니다. 이 시기 친분을 쌓았다고 전해집니다. 2009년 한국콜마에 상무로 합류했죠. 한국콜마홀딩스 기획관리부문 부사장, 한국콜마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 '경영에서 손 뗀다'는 윤여원 사장
윤여원 대표는 대외 사회공헌활동을 맡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내세웠지만 회사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대표직만 유지한 채 경영자로서의 역할과 지배력은 사라진 셈입니다.
1976년생으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와 동대학 경영대학원 MBA, 경영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2001년 한국콜마에 입사한 후 에치엔지 대표이사, 한국콜마 마케팅전략본부 전무, 콜마비앤에이치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2020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에 올랐죠. 단독경영은 2023년부터입니다.
섹터3. 콜마그룹: 리스크 & 이벤트
# 콜마그룹은
콜마그룹은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창립한 한국콜마를 시작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에 몸담아오다 한국콜마를 세웠습니다. '콜마'라는 이름을 붙인 건 일본 콜마사와 합작했기 때문입니다. 첫 사무실이 5평 남짓했다고 할 만큼 작았지만 35년이 지난 지금은 지주사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 콜마비앤에이치, HK이노엔으로 커졌죠.
윤 회장은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손꼽힙니다. '금수저는 만들어진다'는 말을 남겼죠. 1947년생으로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16년간 '영업맨'으로 활약했습니다. 최연소 부사장까지 역임했습니다.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경영대학원 관리회계학 석사, 수원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분쟁의 불씨가 모두 꺼진 건 아닙니다. 10월 23일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진행되는데요, 윤 회장은 다른 가처분신청은 취하하면서도 이 소송만큼은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29일에는 콜마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윤 회장 측이 낸 '신규 이사 10명' 주주제안 안건이 표 대결에 나섭니다. 윤 회장과 딸 윤 대표 등이 포함된 사내이사 8인과 사외이사 2인을 내세웠죠.
섹터4. 분쟁의 당위성
# '왜 싸웠나' 증명할 숫자들은
윤 부회장 측이 언급한 싸움의 이유는 요약하면 '여동생의 경영 실패'입니다. 영업이익과 시총이 모두 급감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2020년 956억원에서 2024년 239억원으로 줄었고 시가총액은 2조1242억원에서 4259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일단 승기는 윤 부회장이 잡았습니다.
# '생명과학 전문기업' 체질 변화, 목표는
하지만 다툼의 당위성을 획득하려면 오빠가 주도권을 잡은 지금부터는 반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자 개발생산(ODM)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습니다. 한국콜마, HK이노엔의 핵심 분야와의 시너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윤 회장은 아직 주식반환 청구소송이라는 카드를 들고 있습니다. 다툼에서 밀려난 윤 대표도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을 짤 수 있죠. 3% 룰처럼 활용할 만한 패도 있습니다.
탈바꿈을 선언한 콜마비앤에이치가 윤 부회장의 뜻대로 반등에 성공할 지도 살펴봐야겠죠. 3인 대표 사이 궁합도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갈등은 잠시 봉합됐지만 아직 갈길이 먼 콜마비앤에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