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인기는 여전했다. 국내 대형 상장사는 전현직 대학교수를 사외이사로 활발하게 기용하고 있는데 이중 40% 이상이 서울대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가 아니더라도 고려대와 연세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대학 소속 교수들이 기업 이사회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교수들은 대부분 경영학을 전공한 이들로 재무와 회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였으며 법학 전공자 역시 상당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TheBoard가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 사외이사 457명(겸직 이사 포함) 면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198명(43.3%)가 전·현직 대학교수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형 상장사 중 10명 중 4명은 대학교수라는 뜻이다. 전임교수가 아닌 겸임교수로 활동한 사외이사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은 더 커진다. 지난해 말 기준 시총 상위 100개 상장사 사외이사 중 46.1%(469명 중 217명)가 교수 출신이었다.
한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는 "교수 출신 이사는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경영의 정합성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면서 "이사회에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는 만큼 전문 지식을 보유한 교수가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이사회 전체로 확대해 보면 교수 사외이사 비중은 더 커질 수 있다.
사외이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서울대였다. 시총 상위 100개 기업 사외이사진 중 서울대에 적을 뒀거나 적을 두고 있는 사외이사는 46명(23.2%)으로 집계됐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 5명 중 1명은 서울대 소속이라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경영대 소속 교수가 13명으로 4분의 1 정도 비중을 차지했다. 경영대 소속이 아니더라도 경영학 학위를 보유한 교수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선호도는 뚜렷한 셈이다.
올해 이사회에 새로 진입한 경영대 교수로는
대한항공의 송재용 사외이사가 꼽힌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같은 학교 같은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영대
아모레퍼시픽 석학교수이기도 한 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자문교수와 사외이사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돼 2개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제학부 소속 교수 비중도 그 다음으로 컸다. 경제학 박사로 현재 경제학과에 소속돼 있는 이상승 교수의 경우 20여년 간 사외이사 활동을 이어왔다. 공과대학 소속 전현직 교수들도 이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LG전자는 로보틱스 분야 연구 이력을 가진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기용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설계 분야 석학인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를 채용하고 있다.
서울대 다음으로는 고려대 교수 비중이 컸다. 고려대 소속 교수는 모두 22명으로 확인됐는데 이중 경영대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8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밖에 연세대(16명)와 한양대(14명), 카이스트(12명), 성균관대(9명), 이화여대(8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형 상장사 이사회에 진출한 교수는 대부분 서울 소재 대학 소속인 셈이다. 강원대, 전북대, 울산대 등 지방 소재 교수들은 1명씩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교수 출신 중에는 타 직종 경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갖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승환 전 연세대 교수는 2013년부터 2015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재직한 이력을 갖고 있다. 최세정
카카오 사외이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포항공대 소속의 황형주 사외이사와 추계예대 소속의 김희재 한국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은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로스쿨 소속 교수인 경우 상당수가 전직 법원 판사로 재직했거나 대형 로펌으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했다. 로스쿨이 박사 학위 취득자를 교수로 임용할뿐 아니라 실무 경험이 풍부한 법조계 인사를 영입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사외이사 기용시 재무와 회계, 법무, 세무 등 분야 전문가를 기용하곤 하는데 해당 로스쿨 소속 교수들은 법무 분야 전문가로 기용되는 추이를 보이기도 했다.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교수 평균 연령은 59세(1966년생)로 상당수가 대학 내 요직을 경험한 바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단과대학 학장을 역임한 사외이사는 상당수이며 이중 일부는 대학 총장까지 역임키도 했다. 현재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서울 소재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연구 이력이 풍부하고 대외 활동이 활발해야 사외이사 기회도 이에 비례해서 많아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