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홀딩스가 코스닥 종목 중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이사회 거버넌스를 구축하면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외국계 IB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는가 하면 오너가 이사회 활동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하고 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 면에서 코스닥 기업들을 능가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원익홀딩스의 주가는 양호한 거버넌스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코스닥 종목 중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초 2000원 대였던 주가는 최고 6만원을 기록한 뒤 현재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증시가 호황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코스닥 종목은 소외를 받았는데 원익홀딩스는 코스닥종목 중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 ‘베테랑’ 호바트 리 엡스타인 사외이사, 모범적 이사회 문화 도입
2025년 3분기 원익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5인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비중은 37.5%이다.
원익홀딩스의 별도기준 자산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25%만 두면 되지만 원익홀딩스는 자발적으로 이 수치를 넘겼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감사위원회도 꾸릴 필요가 없으나 원익홀딩스 이사회에는 감사위가 설치돼 있다. 감사위원 3인은 모두 사외이사다.
*이용한 회장(왼쪽)과 엡스타인 사외이사.
감사위의 활동면에서 원익홀딩스의 거버넌스는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감사위 의장인 호바트 리 엡스타인 사외이사가 모범적인 이사회 문화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골드만삭스 전 한국총괄대표, 동양증권 부사장, 로드스톤파트너스 부회장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원익홀딩스에 앞서서는 한국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에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해외 자회사인 SF 크레딧파트너스의 사외이사를 현재 겸하고도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배우며 자라났다. 자연스럽게 미국식 이사회 문화를 체득했다. 그는 원익홀딩스 이사회에서 미국식 문화를 이식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원익홀딩스의 이사회는 공시된 것 이외에 추가적으로 여러차례 진행된다. 안건마다 사외이사진이 면밀하게 검토한 뒤 최종 결론이 나지 않으면 공시하지 않는 식이다.
자회사에 대한 통상적인 대출의 건이라 해도 사외이사진이 해당 자회사에 대한 재무자료를 엄격히 요구한 뒤 꼼꼼한 검토를 거쳐 승인하고 있다. 같은 이사회 구성원인 사내이사들이 대부분 원익홀딩스 자회사의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외이사진이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외이사진의 왕성한 활동은 출석률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준으로 일부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였으나 사외이사 전원은 100%를 유지했다.
◇ 오너 이용한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에 주가도 화답
사외이사진의 적극적인 견제가 경영진에게는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이용한 회장은 오히려 이를 장려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선진적인 이사회 문화 도입이 결국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원익홀딩스 관계자는 “이용한 회장은 사외이사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되려 선호하는 편”이라며 “선진적인 이사회 문화 안착에 오너가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가 늘어났다하여 경영 효율성 저하가 초래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원익홀딩스의 선진적 거버넌스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모양새다.
원익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초 2000원대에서 당해 말 6만원대로 30배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종 전반이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원익홀딩스 수준의 급격한 주가상승은 보기 드물다. 현재 주가는 4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원익홀딩스의 주가 강세를 점치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호황 지속으로 원익IPS, 원익큐엔씨, 원익머트리얼즈 등 주요 계열사가 실적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