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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메리츠증권

지배구조·리스크에 초점 맞춘 사외이사진

책무구조도 도입 전 가장 먼저 내부통제위 신설, 이사회 권한도 확대

안정문 기자

2026-01-22 09:07:40

메리츠증권의 이사회는 2025년 역할과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내부통제위원회를 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신설하고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제도 정비에 나섰다. 사외이사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구성은 재무와 법률, 지배구조, 리스크관리 등 핵심 영역 전문가를 중심으로 짜여 있다.

◇내부통제위 선제설치하고 의장·대표 분리, 책무구조도 대응

메리츠증권은 2025년 3월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설치한 것이다. 해당 위원회는 내부통제의 기본방침과 전략 수립, 임직원의 직업윤리와 준법정신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정착 방안, 지배구조 내부규범의 마련 및 변경, 내부통제기준의 제·개정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이사회 결의사항도 확대됐다. 2025년 8월에는 이사회 및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이 각각 이사회 결의사항에 포함됐다. 단순 보고를 넘어 이사회가 직접 책임을 지는 범위를 넓힌 셈이다.

지난해에는 이사회 의장도 교체됐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7월 이사회 의장을 대표인 장원재 사장에서 이상철 사외이사로 변경했다. 7월은 책무구조도가 도입된 시기다. 메리츠증권은 책무구조도 도입 이전 시범운영에 참여해 금융당국 컨설팅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라 대표외 이사회 의장 분리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까지 메리츠증권의 이사회 의장은 쭉 대표이사가 맡아왔다. 이상철 이사는 메리츠증권의 첫 사외이사 출신 의장인 셈이다. 이 이사는 현재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를 거쳐 2021년부터 이화여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를 지냈고 현재 LG생활건강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지배구조 개선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이력과 함께 한국회계정책학회·한국국제회계학회·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을 지내는 등 회계·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이 책무구조도 대응 국면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그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이다. 책무구조도는 주요업무의 최종 책임자를 특정해두는 제도다. 이는 내부통제 책임을 하급자에게 위임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사외이사진, 지배구조·리스크관리 방점

메리츠증권의 사외이사진은 3명으로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그 색채만은 뚜렷하다. 의장을 맡고 있는 이 이사를 포함한 모든 사외이사들이 지배구조나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양재선 사외이사는 법률과 금융 규제 분야를 아우르는 인물이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매사추세츠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했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민간자문위원을 지냈고 금융규제·컴플라이언스, 지배구조 개선 자문을 다수 수행했다. 과거 메리츠자산운용 사외이사를 맡아 금융사 이사회 실무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는 평가다.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이후 그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완모 사외이사는 수리·통계 기반의 리스크 분석과 계량 모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확률론과 금융수학, 데이터 분석을 접목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학계에서는 복잡한 금융·산업 리스크를 계량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강 이사는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와 의사결정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요구되는 정량적 분석 역량과 데이터 기반 판단 능력이 이사회 논의의 깊이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메리츠증권은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수리·계량 분야 전문가를 이사회에 포함시켜 재무·사업 리스크를 보다 구조적으로 점검하려는 것일 수 있다.

한편 강 이사의 임기는 올 정기주주총회까지다. 이번이 첫 임기였던데다 메리츠증권의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4~6년 임기를 채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역시 연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