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코오롱그룹은 새 전기를 맞았다.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로 역할을 시작했다. 그는 그룹 계열사의 통합,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과 그 외 3개 계열사에 대한 사내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게는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쥐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지주사 코오롱 이사회에는 절반 밖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부문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코오롱모빌리티 완전자회사 합병 관련 각종 절차를 결의한 이사회에서도 모두 빠졌다.
◇2023년 말 그룹 부회장 승진, 2024년 초 전략부문 대표로 합류 코오롱은 국내 최초로 나일론 섬유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1957년 4월에 설립됐다. 2009년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설립하고 주요 사업을 이관했다. 이때 코오롱은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그룹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주사를 비롯한 6개 상장사와 37개 비상장 계열사를 갖고 있다.
그룹은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활발한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말 은퇴를 선언하고 6년 뒤인 2023년 말 그의 장남은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자리에도 함께 선임됐다.
그룹 계열사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 부회장과 코오롱 이사회의 역할은 더 중요해 지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해 8월 중 자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완전자회사로 합병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포괄적 주식 교환 및 공개 매수 이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상장 폐지됐다.
코오롱 이사회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의 이사회 내 위원회는 없는 상태로 사외이사 역시 이사회에서 논의를 통해 추천한다.
이사회 의장은 안병덕 코오롱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고 있다. 그는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었지만 2023년 말 이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루면서 역할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전략부문 대표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안 부회장은 안살림을 전담하는 구조다.
안 부회장은 40년 이상 그룹을 지킨 인물이다. 195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했다. 1998년까지 비서실에서 고 이동찬 명예회장과 이웅열 명예회장을 보좌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 등의 대표를 맡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 역시 코오롱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 외 안 부회장과 이 부회장 외 유병진 윤리경영실장 전무와 이수진 경영관리실장 전무가
코오롱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 전무는 엠오디 감사를 이 전무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 기타비상무이사,
코오롱스페이스웍스 감사 등을 겸직하고 있다.
안 부회장은 사내이사 중 유일하게 그룹 타 계열사 이사회에 자리가 없다. 다만 그룹 사장단 협의기구인 '원앤온리위원회'의 위원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 퇴임 이후 그룹의 주요 현안을 결정하고 계열사간 소통하는 기구로 자리 잡았다.
◇인더스트리, 글로벌, 모빌리티그룹 사내이사 겸직 이 부회장은 2년 전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지만
코오롱 이사회 참여율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음에도 지주사 주요 의사결정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코오롱은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총 14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다.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 은행 차입, 사모사채 발행, 계열회사와 거래 승인 등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있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완전자회사 합병의 건 역시
코오롱 이사회에서 논의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14차례 개최된 이사회에서 참석률 50%를 기록했다. 7번만 이사회에 나와서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뜻이다.
코오롱모빌리티 합병과 관련해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의 건, 공개매수 승인의 건 등 논의가 이뤄졌던 11차, 12차, 14차 이사회도 모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인으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에는 최준선 사외이사와 장다사로 사외이사가 포함된다. 최 사외이사는 2021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해서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된다. 법학 전문가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교수를 거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장 사외이사는 대통령실 근무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직시절 총무기획,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초 첫 임기를 시작해 올해 초 임기가 끝난다. 연임 여부가 다음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