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젬마 미래에셋증권 사외이사가 9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질의하고 있다.
그는 “소송의 위험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D&O에 헛점이 많다, 이 보험이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실효성이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보험자인 사외이사가 전건 무죄로 판명날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특징이 D&O의 최대 맹점이라고 짚었다. 가령 주주소송은 하나의 혐의가 아니라 여러 개의 혐의로 피소될 수 있는데, 이 중 한 건만이 유죄고 나머지 모두 무죄라 하더라도 보험금은 지급이 안된다는 것이다.
노상섭 에코프로 사외이사도 “실제로 옛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겪은 한 사외이사의 저서에는 주주소송의 고통과 D&O의 무용함이 잘 드러나 있다”며 “D&O 보상을 받기 위해 또다시 보험사와 소송을 치렀다”고 보탰다.
노상섭 에코프로 사외이사가 9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질의하고 있다.
송옥렬 서울대 법대 교수는 “현재 D&O 제도가 헛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효성이 없는 부분이 많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D&O가 본질적으로 활성화되기 힘든 특성이 있다고도 짚었다. 가령 미국 역시 D&O 제도가 헛점이 많은데, 손해율이 낮아 보험료 인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그러나 D&O의 개선은 시급한 문제로 평가된다. 상법개정 등을 통해 향후 사외이사들에 대한 소액주주 송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송옥렬 교수는 “향후 소송이 많아지면서 D&O 법리 바꾸자는 얘기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아직은 소송이 많지가 않아서 손볼 필요성을 잘 모르는 것”이라 말했다.
다만 D&O 개정 과정에서 우리나라만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령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주소송에서 사외이사의 중과실이 인정될 경우 보험사가 면책된다. 따라서 미국에서 대부분의 소송은 쌍방 화해로 마무리된다. 사외이사가 중과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송사는 미국과 달리 쌍방 화해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D&O 개정 과정에서 이 부분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송옥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화해가 잘 안된다는 사실에 전제해서 D&O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옥렬 서울대 법대 교수가 9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theBoard 사외이사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전현직 사외이사들은 공통적으로 '사외이사의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갖고 있었다.
사외이사가 본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이사들인지, 아니면 단순히 경영진을 외부에서 감시하는 역할에 국한되어야 하는 것인지 정립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추세가 향후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보았다.
배용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해 주주들이 이사한테 회사의 경영을 맡긴 구조다. 그리고 감사위원회가 이사들을 감시하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감시 역할도 해야 하지만 회사의 중요 의사결정에 대해서 의결권을 가지고 찬반을 통해서 향방을 결정시켜야 하는 것이 현재 회사법의 구조다. 대법원도 사외이사의 경영책임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