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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삼성화재

공정위 차관급 수혈…규제 거버넌스 강화

정책통 김재신 사외이사 내정…소비자보호, 리스크관리 고도화 기대

정태현 기자

2026-02-19 17:04:55

삼성화재가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차관급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규제 대응력과 소비자보호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이번 인사로 급변하는 금융 규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신뢰도와 경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기존 이사진 두 명은 재선임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로 박성연 사외이사는 삼성화재 사외이사 최대 재직 기간인 6년을 모두 채우게 된다. 이사회 전문성만큼이나 조직의 연속성을 중요시하는 삼성화재의 경영관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정책 설계, 집행 경험 보유한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

삼성화재는 이달 13일 이사회를 열고 김재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담은 정기주주총회 소집 계획을 의결했다.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김소영 사외이사 자리를 충원하는 성격이다. 사외이사 선임은 다음 달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1968년생인 김재신 내정자는 성균관대 경제학과와 한국개발연구원 경영학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 재무관리 석사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공정위에서 경쟁정책국장과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까지 지냈다. 현재는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부임 중이다.

삼성화재가 김 내정자를 선임하려는 건 소비자보호 정책의 내실화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공직 시절 정책 설계와 현장 집행 라인을 모두 거치면서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질서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했다. 보험업계의 정보 교환 담합 이슈나 플랫폼을 통한 판매채널 관리 문제와 같은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당시 공정위 경쟁정책과장으로서 금융회사 규제 개선을 위해 공정위와 금융위원회가 체결한 업무 협약에서도 주 담당자로 참여했다. 규제 접점을 조율한 경험들이 감독당국의 정책 기조를 파악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정은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기존 법학계와 은행권, 학계 전문가들로 꾸려진 이사회에 차관급 공정거래 전문가가 가세하면서 의사결정의 실효성을 보강한 모양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김재신 내정자는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기업 규제 거버넌스 전문가"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준법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사진 두 명 재선임해 이사회 연속성도 확보

삼성화재는 임기가 만료되는 박진회 이사회 의장과 박성연 사외이사는 재선임하기로 했다. 감사위원회 소속 두 명을 연임해 이사회 전반적으론 변화보다 연속성에 무게를 실었다. 임기는 박진회 의장과 박성연 이사에게 각각 3년, 2년씩 부여할 예정이다.

박 의장은 2023년 삼성화재에 처음 합류했다. 그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씨티은행장을 지낸 금융권 대표 인물이다. 삼성화재의 글로벌 자산운용 경쟁력을 관리하는 데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2024년부터는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안착시키는 데 공헌했다.

박성연 이사는 2022년부터 이사진으로 활동 중이다. 학계 출신인 박 이사는 소비자 행동 분석을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 고도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여성 사외이사로서 삼성화재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도 기여했다. 박 이사가 이번에 2년 임기를 더 부여받으면 삼성화재 내부 규범상 사외이사 최대 재직 기간인 6년을 모두 채우게 된다.

집중투표제 관련 정관을 변경한다는 안건을 주총에 올리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기존 정관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다. 오는 9월 시행되는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을 개정하는 것이다.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는 9월부터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한 표가 아닌 선임 예정 이사 수만큼의 투표권을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이사회에 반영하는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