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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 한국앤컴퍼니

전문성 강화 사내이사 3인방, 사외이사도 확대

이사회 중심 경영 선포, 이사진 확대…소액주주 설득 명분 관건

고설봉 기자

2026-02-25 08:05:09

한국앤컴퍼니가 경영권 분쟁 사전 차단을 위해 이사회 역량을 강화한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사내이사를 사임하는 대신 핵심 경영진 3인이 이사회에 합류한다. 또 사외이사를 기존 4인에서 6인으로 늘리며 이사회 중심 경영 의지를 높였다.

다만 갈등을 빚고 있는 주주연대와 형 조현식 전 한국타이어 고문 등의 행보가 복병이다.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이뤄짐에 따라 경영권 분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앤컴퍼니가 제시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주주들의 표심을 얼만큼 사로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사회 대대적 혁신, 핵심 경영진 3인방 이사회로

지난 20일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의 사내이사 퇴진과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발표했다. 이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회 구성원 증원과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도 이뤄졌다. 사내이사는 기존 2인에서 3인으로, 사외이사는 기존 4인에서 6인으로 늘어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조 회장의 퇴진과 맞물려 핵심 경영진 3인방이 모두 이사회에 투입되는 점이다. 단독 대표이사로 발돋움한 박종호 사장을 필두로 전략파트를 맡고 있는 김준현 부사장과 재무파트를 총괄하는 박정수 전무가 새롭게 사내이사로 발탁됐다.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역할은 회사 내부의 경영현안을 이사회 내에서 공론화하고 세부 사항을 사외이사들에 전달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경영자로서 굵직한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사무국에서 주요 이사회 안건을 사전에 공유받아 검토에 나선다. 이후 이사회 과정에서 사내이사들과 의견을 교류하며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고 안건을 승인하는 등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배경을 볼 때 박 사장과 함께 핵심 경영진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전략통과 재무통이 나란히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이사회 내 사내이사들의 역할은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박 사장이 경영 전반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김 부사장과 박 전무가 각각 전략파트와 재무파트의 경영현안을 세세하게 이사회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사회 논의도 풍성해질 수 있다.

◇신규 사외이사 3명 추천, 역량 검증 시험대

한국앤컴퍼니가 이사회 중심 경영 정착을 위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은 사외이사다.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현재 4명의 사외이사를 6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는 박재완, 민세진, 이호영, 이상훈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민 사외이사는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맞는다. 여기에 김용아, 이행의, 김유니스경희 등 3인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용아 후보는 맥킨지 코리아 매니지먼트 컨설턴트 출신으로 현재 캐나다 EQB Inc.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EQB Inc.는 은행(Equitable Bank)을 자회사로 둔 금융 기업이다. 김 후보의 컨설턴트와 금융권 경력이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직 수행에 어떤 영향을 줄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인다. 또 김 후보의 EQB 사외이사 임기는 2033년 4월까지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사외이사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진다.

이행희 후보는 한국코닝 대표이사 출신으로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무신사에서 각각 사외이사를 수행 중이다. 한국코닝은 무역업을 기반으로 내화재 등 제조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 도약을 위해 한온시스템을 인수했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이 중요한 가운데 이 후보의 전문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그 역시 한국앤컴퍼니와 무신사 사외이사를 동시 수행해야 한다. 무신사에서 2028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김유니스경희 후보는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국내에선 주로 금융권에서 활동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지스 사외이사를 거쳐 현재는 우영산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후보도 우영산업 대표이사 임기가 2028년 8월까지다.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와 우영산업 대표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주연대 반대, 관건은 소액주주 설득

한국앤컴퍼니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기 위해선 우선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임 후보들을 모두 이사회에 진입시켜야 한다. 관건은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후보들의 이사회 합류를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부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품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주주제안을 진행 중이다. 또 조 회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조현식 전 고문도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갈등이 더 심화됐다. 주주연대와 조 전 고문의 연대가 이뤄진다면 현재 한국앤컴퍼니가 추천한 사내이사들에 대한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3일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입장표명문을 통해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 사임은 자발적 결단이 아닌 사법 판단 이후 이뤄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주주연대는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이뤄짐에 따라 직접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거나 특정 후보에게 집중투표해 실력 행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하다. 현재 조 회장과 주주연대 및 조 전 고문간 지분율 차이는 크다. 다만 일반 주주들이 주주연대 쪽으로 결집한다면 한국앤컴퍼니가 추천한 사내이사가 선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신임 이사로 추천된 후보들의 역량과 자질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과 명분 쌓기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안착할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