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이하 교직원공제회)가 국내 공제회 가운데 최초로 올해 공시
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엄밀하게 보면 교직원공제회는 동일인으로만 지정되고 산하 자회사들이 공시
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구조다.
이처럼 이례적 형태의 공시
대상기업집단 지정은 교직원공제회가 일반 기업이 아니라 특수법인이란 점이 반영된 결과다다. 교직원공제회는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주주총회, 이사회를 두는 일반 기업과 다르게 대의원회와 운영위원회라는 독특한 의결 기구를 갖추고 있다. 공정위 지정 공시
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뒤 교직원공제회를 비롯해 산하 자회사들의 거버넌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제회 첫 공시대상기업집단 포함, 동일인에 법인 지정
교직원공제회는 약 90만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공제회로 손꼽힌다. 운용자산이 70조원 규모로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국내 3대 기관투자자로도 불린다. 더케이예다함, 더케이저축은행, 더케이호텔앤리조트, 더케이소피아그린 등과 함께 복수의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번 공시
대상기업집단 지정은 이러한 자회사들의 자산 합계가 5조원을 넘기면서 이뤄졌다. 회원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구조상 운용자산은 회계상 부채로 처리돼 공시집단 자산총액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공시
대상기업집단 가운데 공제회 형태의 특수법인이 포함된 사례는 교직원공제회가 유일하다. 이에 공시
대상기업집단의 동일인 지정도 일반 기업과는 다른 방식이 적용됐다.
일반 기업은 최대주주이거나 이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총수(자연인)를 동일인으로 지정한다. 하지만 교직원공제회는 법인 자체가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1971년 한국교직원공제회법으로 출범한 특수법인으로 주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공시
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공시강화 의무 등은 교직원공제회가 아닌 자회사들에게 적용된다. 교직원공제회는 기존 법률에 따르는 공시 의무를 이행하면 된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동일인으로만 지정된 만큼 교직원공제회 자체의 변화는 없다”며 “공시
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출자회사 및 일부 투자회사들이 공정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결기구는 대의원회·운영위원회, 임원 선임에 교육부 동의 필요
교직원공제회는 특수법인인 만큼 거버넌스도 일반 기업과 차이점이 있다. 최고 의결기구는 대의원회로 정관 변경, 사업 계획, 예산 및 결산 결정 등 주요 정책을 의결한다. 대의원회는 전국 시·도별회원 기반의 대의원 선출위원회에서 선출된 총 82명으로 구성된다. 대의원회 구성원의 임기는 3년이다.
2년 단위로 발간되는 교직원공제회 2023-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대의원회는 연 4회 개최된다. 2024년 회의에서는 2023년도 결산보고서, 운영위원 지명, 정관 일부개정, 2025년도 기본운영계획 및 예산 등을 의결했다.
대의원회 의결 안건 외에 일반적인 의사결정은 운영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운영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의장은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맡고 교육부장관 지명 3명, 대의원회 지명 3명이 각각 운영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2023년에는 11회, 2024년에는 7회 운영위원회가 개최됐다.
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선임은 세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먼저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돼 후보자를 모집, 심사한다. 이후 운영위원회의 선출을 거쳐 마지막으로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이사장이 임명된다. 감사도 동일한 절차를 밟는다.
이밖에 임원인 회원사업이사, 경영지원이사, 기금운용이사의 선임은 이사장의 추천을 시작으로 운영위원회 동의와 교육부장관 승인을 거쳐야 한다. 현재 교직원공제회는 정갑윤 이사장, 이춘호 감사, 오풍연 회원사업이사, 박석배 경영지원이사, 고재택 기금운용이사가 근무하고 있다.
정갑윤 이사장은 국회 부의장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이다. 이춘호 감사는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이고 오풍연 이사는 언론인 출신이다. 박석배, 고재택 이사는 교직원공제회에서 성장한 내부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