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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집단 규제 리뷰

로젠 인수한 대명화학, 체질 개선에 대기업 반열 등극

[신규지정]로젠·모다이노칩 합병 후 그룹내 주력 사업 변경…그룹내 자산 1위 대명화학→로젠

안정문 기자

2026-05-19 08:35:45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102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늘었다. K-뷰티와 K-푸드, 방산, 증권·플랫폼 산업 성장세가 반영된 결과다. 굵직한 M&A도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기획에서는 2026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별 재무 체력 변화, M&A와 신사업 전략, 그리고 지배구조 개편 흐름을 짚어본다.
대명화학 기업집단이 자산 5조원대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자산 기준으로는 지주사인 대명화학이 1위를 차지했지만 매출은 PCB 제조업체인 디에이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계열사별 역할이 뚜렷하게 갈리는 구조를 보였다.

특히 택배사 로젠과 모다이노칩의 합병이 예정된 가운데 합병 법인이 자산과 매출 모두에서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패션·유통 중심 구조에서 물류와 전자부품을 축으로 한 사업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산 2위 로젠, 다음 집계부터 자산·매출 선두 오를 듯

대명화학 기업집단이 2026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비금융보험 계열사 65곳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5807억원으로 지정된 102개 집단 중 90위다. 금융·보험 계열사인 더금융서비스, 어센틱금융그룹, 제니스금융그룹을 포함한 68개 계열사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6790억원이다. 자산 기준 그룹 내 상위 계열사는 대명화학, 로젠, 모다이노칩, 폰드그룹, 에어로케이항공 순이다.

그룹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대명화학이다. 2025년 별도기준 1조2390억원의 자산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부채는 5769억원, 자본은 6621억원이다. 비금융지주사업, 통기성 컴파운드 및 부직포의 제조 판매 및 수출, 부동산의 매매, 임대 및 관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자산 9718억원으로 2위에 오른 로젠은 2009년 설립된 국내 5위권 택배사로 대명화학이 2021년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로부터 3400억원에 인수했다.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은 1115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이다. 연결기준 매출은 7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줄었다. 물류터미널 신규 오픈과 IT 시스템 개발 투자가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영업이익은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5% 감소했다.

운송사업 매출이 7151억원으로 연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데도 별도에는 거의 잡히지 않는 이유는 법인의 역사 탓이다. 공정위 자료에 등재된 로젠의 전신은 코웰패션이다. 코웰패션은 2015년 필코전자에서 사명을 바꾼 전자부품·패션 복합사로 전자부품(콘덴서·저항기) 제조와 패션 브랜드 판매를 주업으로 해왔다. 로젠과 코웰패션은 2025년 12월1일을 기일로 흡수합병을 완료했고 코웰패션은 합병과 동시에 사명을 로젠으로 바꿨다.

결과적으로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택배사 로젠은 종속기업 지위를 유지했고 운송사업 매출 7151억원은 연결 재무제표에만 집계됐다. 별도 재무제표에 담긴 코웰패션 본체의 실적은 전자부품과 패션사업 매출, 그리고 합병 이후 단 한 달(2025년 12월)치 운송 매출만이다. 2026년에는 별도기준에도 택배사업의 매출이 온전히 담기게 되면서 공정위 집계에 잡히는 것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위 모다이노칩의 자산은 8727억원이다. 스마트폰·IT 기기용 세라믹 수동부품과 메탈 파워인덕터를 제조하는 전자부품 사업과 전국 18개 아울렛 점포에서 의류 이월·기획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모다아울렛 유통 사업을 병행해 온 코스닥 상장사다.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은 1480억원, 영업이익은 289억원을 기록했다.

대명화학 그룹은 모다이노칩을 로젠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다. 당초 7월 1일이었던 합병기일은 11월 2일로 연기됐다. 합병비율은 로젠 보통주 1주 대 모다이노칩 보통주 0.98주다. 두 회사 모두 코스닥 상장법인인 만큼 기준주가를 합병가액으로 적용해 외부평가기관 평가 없이 비율을 산출했다. 두 회사가 합병되고 나면 별도기준 자산 규모는 1조8445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자산 규모 선두는 합병 이후 로젠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순위 4위인 폰드그룹은 2023년 12월 코웰패션의 패션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고 2024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라이선스를 확보해 기획·제조·판매를 담당하는 사업 구조로 아디다스·리복 같은 스포츠 브랜드 외에 영국 스트리트 브랜드 수퍼드라이의 아시아태평양 지식재산권(IP)을 2024년 7월 확보했다.

자산 순위 5위인 에어로케이항공(주)은 충북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운항하는 비상장 LCC다. 2016년 설립됐으며 2022년 대명화학 계열로 편입됐다. 별도기준 2025년 매출은 2137억원이나 순손실이 644억원에 달한다. 지주사인 에어로케이홀딩스는 매출 없이 순손실 1200억원, 자본총계 -1조3300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양사 합산 순손실은 1844억원이다.


◇매출 순위는 자산과 달라...PCB 상장사 디에이피가 1위

그룹 내 계열사별 매출 순위는 자산 순위와 결을 달리한다. 그룹 내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계열사는 디에이피다.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은 3295억원이다. 디에이피는 1987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사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고밀도 인쇄회로기판(HDI)과 현대모비스에 납품하는 차량용 레이더 기판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PCB 사업 외에 에어로케이홀딩스 지분(77.64%)을 보유해 항공 계열의 모회사 역할도 한다. 에어로케이의 적자가 디에이피 연결 손익에 직결되는 구조로 2025년 대명화학의 지분법손익 내역에서 디에이피 지분법손실이 328억원으로 가장 컸다.

2026년에는 앞서 언급했던 로젠과 모다이노칩의 합병법인이 그룹의 별도기준 최대 매출 계열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위는 하이라이트브랜즈로 2025년 매출 2840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온라인 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비상장 중견 패션사로 2024년 매출 2487억원에서 14.2% 성장했다.

3위는 어센틱금융그룹이다.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은 2273억원이다. 보험 및 연금 관련 서비스업을 주력으로 한다. 보험 계열사의 특성상 보험료 수입이 매출로 집계돼 그룹 내 매출 3위에 올랐으나 순손실은 7억7500만원으로 거의 손익분기점 수준이다.

별도매출 기준 4위는 에어로케이항공(2137억원), 5위는 폰드그룹(1991억원)이 뒤를 잇는다. 자산 순위 1위인 대명화학은 2025년 별도기준 매출이 1185억원으로 11위에 그쳤다. 부문별 매출을 뜯어보면 지주사업은 115억원, 화학부문은 731억원, 패션부문은 223억원, 기타부문 116억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