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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

휴켐스, 이사회서 그린 M&A 밑그림

진상영 사장, 휴켐스 이사회 M&A 관련 안건 주도…지주·계열사 오가며 영향력 키워

김예린 기자

2026-07-14 14:25:13

TKG태광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M&A를 확대하면서 진상영 기획조정본부장(사장)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전략기획 책임자를 넘어 지주사 TKG태광과 핵심 계열사 TKG휴켐스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며 그룹 투자 의사결정의 중심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TKG가 솔믹스와 윌비에스엔티, 에이프릴바이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굵직한 투자와 M&A를 이어가는 행보가 이를 보여준다. 거래마다 인수 주체는 TKG태광과 TKG휴켐스, TKG벤처스 등으로 나뉘지만 그룹 차원의 투자 방향은 기획조정본부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실무와 이사회를 오가며 이 전략을 실행으로 옮기는 인물이 진 사장이다.

◇타법인 출자 안건 늘어난 휴켐스 이사회

진 사장은 삼성SDI에서 약 25년간 근무한 기술 전문가 출신이다. 2020년 TKG태광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조정본부장을 맡은 이후 고속 승진해 휴켐스 이사회에 합류했고,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TKG휴켐스 이사회다. 총 6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오너 2세인 박주환 회장이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이외 김우찬 대표(사장)와 경영운영총괄 허융 상무, 전략기획총괄 진상영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직은 이창훈 상록회계법인 회계사, 이만희 전 미래에셋캐피탈 대표가 맡았다. 허융 상무와 이창훈·이만희 사외이사는 올 3월 정기주총에서 신규 선임됐다.


최근 휴켐스 이사회는 기존 화학사업 운영을 넘어 타법인 출자와 신사업 투자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제이엘켐(현 TKG엠켐) 인수를 비롯해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출자, 바이오 기업 인수 등이 대표적 안건이다. TKG휴켐스 이사회가 사실상 그룹의 신사업 투자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사업보고서에도 2024년 10월 제이엘켐 지분 50%+1주 인수와 2025년 티케이지브이(TKGV) 3호·드림2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출자 등이 주요 투자 이력으로 담겼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는 바이오 상장사 에이프릴바이오 인수 딜에 참여해 1500억원을 투자하는 건이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 과거 생산설비 투자와 질산과 DNT 등 화학사업 중심이던 이사회 안건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안건으로 확대된 셈이다.

티케이지브이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경우 그룹 투자사 TKG벤처스의 펀드를 의미.

이 과정에서 진 사장은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2021년 기타비상무이사로 처음 이사회에 합류한 뒤 2022년 사내이사로 전환했고 현재까지 연임하며 투자 관련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진 사장처럼 장기간 머물고 있는 인물은 전무하다.

진 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TKG태광의 사내이사로도 오랜 기간 참여하고 있다. 창업주인 고 박연차 회장이 별세하고 아들 박주환 회장이 대표로 취임하던 시기 진 사장 역시 TKG태광의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오너 2세 체제 출범과 함께 영입된 핵심 인사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 밖에 TKG태광의 사내이사로는 박주환 회장, 토종 내부 출신인 이재환 본사사장, 박 회장의 모친인 신정화 명예회장, 딜로이트와 LG HE본부 출신 우상재 전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감사직은 신용우 감사가 맡고 있다. 비상장사로 이사회 구성에 있어 제한이 덜한 만큼 이사회 전원이 내부 인사(오너 포함)로 구성된 폐쇄형 지배구조다. 오너 일가의 신뢰를 얻은 진 사장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무와 이사회를 잇는 '브리지'

진 사장의 강점은 실무와 이사회를 동시에 아우른다는 점이다. 그룹 기획조정본부장으로서 M&A와 신사업 투자를 총괄하는 동시에 휴켐스 사내이사로 이사회에서 타법인 출자와 투자 안건을 심의·의결한다. 그룹 투자사인 TKG벤처스에서도 감사 업무를 수행 중이다. 실무에서 발굴한 투자 기회를 이사회 안건으로 연결하고 이사회에서 확정된 전략을 다시 실행 조직으로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M&A는 실무 조직이 거래를 추진하고 이사회가 최종 승인하는 구조다. 그러나 진 사장은 거래 검토부터 투자 구조 설계, 이사회 심의까지 모두 관여하는 드문 위치에 있다. 특히 삼성SDI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업들의 기술력 검증까지 가능하다. 투자 과정에서 축적한 정보를 직접 이사회에 전달해 설득하고 이사회의 전략적 판단을 곧바로 실행 단계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 역할이 차별화된다.

TKG태광의 사내이사이자 경영관리총괄인 우상재 전무는 진 사장과 함께 각각 전략·M&A와 경영관리를 나눠 맡으며 호흡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우 전무는 딜로이트 컨설팅 전략담당 상무 출신으로 당시 축적한 M&A 밸류에이션·전략 자문 경험이 그룹의 공격적 M&A 행보에 일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TKG태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단기매매증권 등 포함)은 지난해 기준 약 6373억원이다. 아직 현금 곳간이 넉넉한 데다 에이프릴바이오 인수에 IMM인베·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꾸린 것처럼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M&A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더벨은 TKG휴켐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할 및 투자 행보와 관련해 질문하기 위해 사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PR 조직이 없다는 이유로 언론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