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사회는 점차
선진화·표준화되고 있지만 지원조직은 아직 개선여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집단 상위사들과 금융지주의 이사회 지원조직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기업의 이사회 지원조직에는 뚜렷한 표준이 없었다.
별도의 이사회 사무국을 둔 곳이 있는가 하면 IR이나 기획, 재무, 총무 등 기존 조직이 업무를 맡는 곳도 많았다. 지원인력이 많다고 전담조직을 갖춘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룹별로는 계열사별로 일정한 공통점이 나타나 지원조직의 질과 적극성을 평가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원인력이 가장 많았지만 별도의 이사회 전담조직은 없었다.
SK와
LG에서는 독자적인 이사회 사무국을 둔 계열사가 많았다. 한화는 기획,
HD현대는 재무 조직이 주로 지원을 맡았다. 5대 금융지주는 모두 별도의 이사회사무국을 운영했다.
◇절반 넘는 기업, 기존 부서가 이사회 지원 겸임
theBoard는 2026년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10대 기업집단 상장 계열사와 5대 금융지주 등 112개사의 이사회 지원조직을 조사했다. 조직명과 인원뿐 아니라 전담 여부와 소속 조직, 조직장 직급 등을 함께 비교했다.
감사 지원조직이 있더라도 이사회만의 지원조직을 공시하지 않으면 미공시로 분류했다. 리츠는 제외했다. 소수의 기업이 이사회 지원조직에 유관 부서인원의 전체를 기재해 평균값에서는 분리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이사회 지원조직의 가장 흔한 형태는 독립된 사무국을 별도로 두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조직에 이사회 지원기능을 추가로 맡기는 방식이었다. 조사
대상 112곳 가운데 기존 부서가 이사회 지원업무를 함께 맡는 기업은 58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51.8%다. 지원조직의 이름도 경영기획팀과 IR팀, 재무팀, 총무팀, 법무조직 등으로 다양했다.
별도의 조직이 이사회 업무만 담당하는 곳은 35곳이었다. 상위 조직 안에 이사회 전담 팀이나 파트를 둔 곳은 9곳이었다. 나머지는 별도 지원조직이 없거나 반기보고서에서 관련 조직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였다.
지원조직의 규모는 평균 4명 안팎이었다. 공시된 인원이 실제 이사회 지원인력으로 구분되는 99곳을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 평균 4.2명이었다. 3명과 4명인 기업이 가장 많았다. 두 사례를 합한 비율이 비교
대상의 절반을 넘었다.
공시 체계가 통일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사회 전담인원을 따로 밝히는 곳이 있는 반면 지원업무를 맡은 부서 전체의 인원을 제시하거나 여러 지원조직의 숫자를 한꺼번에 기재한 곳도 있었다.
◇지원인력 가장 많은 현대차, 별도 전담조직은 제로
지원 인력이 많더라도 별도의 조직을 꾸리지 않은 기업이 있는가하면 적은 인력이더라도 전담 조직에 속한 경우도 있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대표적이다. 조사
대상 그룹 가운데 이사회 지원인력이 가장 많았다. 계열사 평균은 6.7명이다. 그러나 조사
대상 12곳 가운데 별도의 이사회 전담조직을 둔 곳은 없었다. 대부분 기존 부서가 이사회 지원을 겸했다.
반대로 5대 금융지주는 평균 지원인력이 3.4명으로 전체 평균보다 적었지만 독립된 조직은 모두 따로 뒀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은 모두 이사회사무국을 운영했다. 다섯 곳 모두 별도 전담조직으로 분리돼 있었고 지원조직의 소속 역시 이사회로 구분됐다.
SK와
LG그룹에서도 별도 조직을 둔 기업이 많았다.
SK는 조사
대상 18곳 가운데 11곳,
LG는 12곳 가운데 9곳이 이사회 업무만 담당하는 별도 조직을 운영했다. 두 그룹에서는 이사회 사무국이라는 조직의 별도 명칭도 여러 계열사가 사용했다.
한화와 롯데,
HD현대그룹은 조사
대상 계열사 가운데 별도의 독립된 이사회 전담조직으로 분류된 곳이 없었다. 기존 조직 안에 전담 팀을 두거나 기존 부서가 지원업무를 함께 맡았다.
그룹별 평균 인원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SK와 한화가 각각 4.8명이었다. 삼성과
LG는 각각 3.9명, 금융지주는 3.4명이었다. 별도 조직을 많이 둔
LG와 금융지주라고 하더라도 지원 인력 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주요 지원담당 조직도 그룹별 차이, 현대차는 IR·한화는 기획
독립된 사무국이나 지원부서를 두지 않은 곳들은 그룹마다 어떤 조직에 지원을 맡길 지도 달리 선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IR 조직이 이사회 지원부서의 주를 이뤘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이노션 등 6곳에서 IR 조직이 이사회 지원업무를 맡았다. 조사
대상 12곳 가운데 절반이다.
한화에서는 전략·기획 조직이 중심이었다. 11곳 가운데 7곳의 이사회 지원조직이 전략·기획 소속으로 분류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생명,
한화엔진,
한화투자증권은 경영기획팀이 지원을 맡았다. ㈜한화는 기획관리팀,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은 기획조정팀을 지원조직으로 뒀다.
HD현대에서는 재무·회계 조직의 비중이 높았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의 공통점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IR과 ESG, 전략, 법무, 인사·총무 등 여러 조직에 이사회 지원업무가 분산됐다.
국내 기업의 전반적인 경향성을 본다면 이사회 지원은 특정 부서의 독립적이고 고유한 업무로 자리를 잡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기획과 인사·총무·경영지원, IR, 재무, 법무, ESG 등 회사 안의 여러 기능이 이사회 지원을 나눠 담당했다.
◇같은 이사회사무국도 조직장 직급 달라, 실무자부터 부사장까지
이사회 사무국을 둔 곳 사이에서도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장급의 직책도 큰 차이다. 실무자급부터 부사장까지 직급이 크게 갈렸다.
112곳을 기준으로 조직장은 임원급부터 부장·실장급, 팀장급, 실무자급까지 분포했다. 임원급이 조직을 맡은 곳은 22곳이었다. 부장·실장·국장급이 27곳, 팀장급이 26곳, 실무자급이 24곳이었다. 별도 기재를 하지 않고 배치 인원만 명시해 직급을 확인하기 어려운 기업도 있었다.
삼성 계열사들을 보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에스원은 별도의 이사회사무국을 운영하지만 책임자의 직급이 같지 않았다.
삼성전자 이사회사무국처럼 부사장이나 임원이 조직을 맡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부장급과 실무자급이 책임자로 기재된 곳도 있었다.
지원조직이 회사 내 어느 부문에 속하는지까지 확인되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전체 112곳 가운데 소속 부문을 이사회 명시해 정확히 분류할 수 있는 곳은 7곳이었다. 이 가운데 5곳이 금융지주였고
GS리테일과
GS건설이 나머지 두 곳이다. 반면 공시된 조직명과 설명만으로 소속 라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기업은 39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