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는 어디에서 독립이사를 데려올까.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독립이사 32명을 한데 모아 과거 직장과 학력, 전문 분야를 들여다보니 몇 개의 공통 경로가 나타났다.
직장 경력에서 가장 많이 교차한 지점은 우리금융이었다. 경쟁 금융그룹에서 이사나 경영진을 지낸 독립이사 6명 가운데 4명이 우리금융 또는 계열사와 접점을 갖고 있었다. 학력으로 지도를 바꾸면 서울대가 중심에 있다. 출신 대학을 확인할 수 있는 26명 가운데 11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그렇다고 4개 금융지주가 비슷한 인재풀로 이사회를 채운 건 아니다. 하나금융은 금융권에 치우치기보다 기업·학계·법조·회계·관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모여있다. 신한금융은 일본 학력과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경쟁사 경력 6명 중 4명, 우리금융과 접점
theBoard가 2025년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독립이사 32명의 주요 경력과 학력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경쟁 금융그룹을 경험한 독립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KB금융이다. 독립이사 7명 가운데 김성용·이명활·차은영 이사 등 3명이 다른 금융지주나 계열사에서 이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 가운데 김성용·이명활 이사의 경력은 우리금융 계열사와 연결된다.
김성용 이사는 2016년
우리은행 독립이사를 지낸 뒤 2023년
KB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명활 이사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금융캐피탈 독립이사로 재직했고 2024년 3월
KB금융 독립이사로 선임됐다. 차은영 이사는 2017~2021년 하나금융 독립이사를 지냈고 2025년 3월
KB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우리금융에서 다른 지주로 이어지는 경로는
KB금융에 그치지 않는다. 최영권 신한금융 독립이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우리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낸 경험이 있다.
하나금융 서영숙 독립이사 역시 우리금융과 접점이 있다. SC제일은행에 합류하기 전
우리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홍콩 현지법인 'Woori Global Markets Asia'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반대 사례도 있다. 윤인섭 우리금융 독립이사는 2004~2007년 KB생명 대표이사를 맡은 데 이어 2007~2010년 하나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계열 보험사를 모두 경영한 뒤 우리금융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들 대부분은 1956~1965년생이며 절반가량은 2000년대~2010년대 초중반 금융권 임원을 지낸 뒤 60대에 독립이사로 재진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독립이사 자격을 충족하는 후보군 자체가 좁다 보니 같은 인물이 순환하는 구조로 보인다.
학력에서는 서울대 비중이 두드러졌다. 사업보고서에서 출신 대학을 확인할 수 있는 독립이사 26명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11명으로 42%를 차지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에 각각 4명, 하나금융에 3명이다.
특히
KB금융의 서울대 출신 비중이 높다. 독립이사 7명 가운데 오규택·김성용·여정성·이명활 이사 등 4명이 서울대 학부를 나왔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까지 포함하면 이사회 내 서울대 출신은 5명에 이른다.
◇공통 인재풀 있어도 조합은 달랐다
경력과 학력에서 접점이 나타난 것과 별개로 전문 분야의 조합은 회사마다 달랐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12명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지만 금융 분야 전문가는 5명으로 전체의 41.7%에 그쳤다. 금융 분야에 집중하기보다 기업·학계·법조·회계·관료 등으로 인적 구성을 넓혔다.
신한금융은 일본과 연결된 이사진이 차별점이다. 재일교포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만큼 이들이 추천한 일본 측 인사들이 일정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독립이사는 배훈·김조설·전묘상 이사 등 3명이다. 배훈 이사는 일본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자격을 갖췄고, 김조설 이사는 일본 대학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활동했다. 전묘상 이사는 교토대 경제학부를 나와 KPMG재팬과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을 거쳤다. 학력뿐 아니라 주요 경력까지 일본에서 쌓았다.
KB금융은 학맥이 집중된 것과 달리 전문 분야는 분산돼 있다. 서울대 학부 출신이 독립이사 7명 가운데 4명으로 절반을 넘지만 경제·법률·소비자·금융 등 세부 전문 영역은 갈린다. 여기에 회계·재무와 IT·공학 등의 경력을 가진 인사를 더했다.
우리금융은 금융회사 경영 경험과 학계·기업 경력을 섞었다. 윤인섭·이강행 이사가 금융회사 경영 경험을 갖고 있는 반면 이영섭·이은주·박선영 이사는 학계 출신이다. 김영훈 이사는 다우기술을 비롯해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IT·콘텐츠 기업을 경험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