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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감사위원 공백 한 달 만에 후임 낙점

8년 전 떠난 김우찬 변호사 복귀 수순…법정 최소인원 미달에 임시 주총

조은아 기자

2026-07-22 13:53:45

HD현대일렉트릭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한찬식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김우찬 변호사(사진)를 낙점했다. 한 이사가 물러난 지 정확히 한 달 만이다. 김 후보는 8년 전 HD현대일렉트릭에서 사외이사를 지내다 금융감독원 감사로 자리를 옮겼던 인물이다. 임시 주총을 통과하면 같은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감사위원 3명→2명…정기 주총 대신 조기 충원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김우찬 법무법인 동헌 고문변호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선임안은 9월 8일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김 후보가 선임되면 임기는 2년 7개월로, 전임자의 잔여 임기에 해당한다.

앞서 한찬식 사외이사는 6월 21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임명되면서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23년 3월 처음 선임된 그는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됐지만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석 달 만에 자리를 비웠다. 검사장 출신인 한 수석은 법무부 인권국장과 수원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정기 주총까지 기다리지 않고 임시 주총을 소집한 데는 감사위원 결원이라는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일렉트릭 감사위원회는 박수환·전순옥·한찬식 등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상법상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 한 위원의 사임으로 감사위원이 2명으로 줄면서 구성 요건에 미달하게 됐다.

상법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의 사임·사망 등으로 감사위원회 구성 요건에 미달하면 그 사유가 발생한 뒤 처음으로 소집되는 주총에서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그 사이 다른 주총이 없다면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충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HD현대일렉트릭 감사위원회는 9개월 가까이 2명 체제로 법정 요건에 미달한 채 운영된다.

감사위원회는 분기마다 한 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외부감사인 선임·감독과 재무보고 검토 등을 맡는다. 3분기·연말 결산과 외부감사 대응을 요건 미달 상태로 넘기는 것은 부담이 크다. HD현대일렉트릭이 임시 주총을 여는 데 따른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공백을 조기에 메우기로 한 배경이다.

한 수석은 풀무원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서도 물러났다. 그러나 풀무원은 아직 후임 선임이나 임시 주총 소집 계획을 공시하지 않았다. 풀무원의 경우 한 수석의 사임 전 감사위원이 4명이어서 한 명이 빠진 뒤에도 법정 최소 인원인 3명을 유지했다. 사외이사 역시 8명에서 7명으로 줄었지만 전체 이사 10명 가운데 70%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HD현대일렉트릭은 사외이사 3명 전원이 감사위원이어서 한 명의 이탈이 곧바로 구성 요건 미달로 이어졌다.

◇2018년 금감원 감사로 떠난 옛 사외이사 재기용

남은 두 감사위원의 면면을 보면 이번 충원의 성격이 한층 드러난다. 박수환 이사는 삼일회계법인 대표를 지낸 회계사로, 감사위원회의 회계·재무 전문가 요건을 충족하는 인물이다. 전순옥 이사는 노동사회학 박사이자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여기에 검사장 출신인 한찬식 이사가 법조 축을 맡아 회계·재무, 노동·정무, 법조 전문가가 한 명씩 자리한 구성이었다. 한 이사가 빠지면서 비게 된 법조 자리를 HD현대일렉트릭은 다시 법조인으로 채우게 됐다.

김 후보가 이미 HD현대일렉트릭 사외이사를 지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 후보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로 HD현대일렉트릭이 출범할 당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검증을 거친 인물을 다시 부르면서 후보를 새로 물색하고 자격을 검증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금감원 감사 임기를 마친 뒤 2024~2025년 계열사 HD현대미포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이후로도 HD현대그룹과 인연을 이어왔다.

공교롭게 김 후보도 8년 전 금감원 감사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사임했다. 김 후보는 첫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2018년 2월 27일 물러났고, 8일 뒤인 3월 7일 금감원 감사로 임명 제청됐다.

김 후보는 검사와 판사를 두루 지낸 법조인이다. 1991~1996년 청주·부산·서울지검에서 검사로, 1998~2005년 대구·수원지법과 서울고법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이후 KB국민은행 사외이사(2015~2017년)와 금감원 감사(2018~2021년)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동헌 고문변호사로 있다. 검찰과 법원, 금융감독기관을 두루 경험한 이력이 감사위원 역할에 부합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