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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

준수율 73.3% 유지한 롯데렌탈, 집중투표제 기반 마련

승계 체계·주주환원 정책 정비…재매각 국면서 이사회 역할 부각

김정훈 기자

2026-08-06 12:50:03

롯데렌탈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유지하며 지배구조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승계정책을 운영하고 집중투표제 시행 기반을 마련하는 등 주주 권익 보호 장치를 보완한 결과다.

주주환원 정책과 배당 절차 개선 등 주주 친화 정책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 이후 재매각 절차가 다시 추진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 강화는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준수율 73.3% 유지…집중투표제 시행 기반 마련

롯데렌탈이 공시한 2025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핵심지표 준수율은 73.3%를 기록했다. 전체 15개 항목 가운데 11개 항목을 충족하며 직전 보고서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자투표 시행과 주주총회 집중일 회피, 배당 절차 개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운영, 내부통제 체계 구축 등이 대표적인 준수 항목으로 꼽힌다.

회사는 최고경영자의 자격과 책임, 권한, 비상 승계 계획, 후보군 육성 방안 등을 담은 승계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경영 공백에 대비해 후보군을 관리하고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은 특정 후계자를 정하는 차원을 넘어 경영진 교체 상황에 대비한 공식 절차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중투표제 시행 기반도 마련했다. 롯데렌탈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개정 상법 시행 이후 관련 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확대하고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확정 이후로 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2024년부터 향후 3년 동안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약 1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32만4675주를 취득한 뒤 소각했다.

다만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배당 성향은 34.4%를 기록했다. 롯데렌탈은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과 사채 조기상환에 대비하기 위해 배당 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집중투표제는 경영 투명성과 주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라며 "롯데렌탈 역시 제도적 기반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재매각 과정서 드러난 과제…이사회 견제 기능 시험대

롯데렌탈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7명의 이사 가운데 사외이사는 4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다만 이사회 독립성과 감사기구의 독립성 측면에서는 보완 과제도 남아 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어 업무 집행 기능과 감독 기능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상태다. 감사위원회를 지원하는 조직 역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같은 한계는 지난해 유상증자 논란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롯데렌탈은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VIP자산운용은 공개서한을 통해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회사는 기한이익상실(EOD)과 사채 조기상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되면서 유상증자 계획도 철회됐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이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실제 상황에서 이사회가 어떤 판단을 내리고 주주 권익을 어떻게 보호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재매각 과정에서 이사회가 견제와 감독 기능을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다. 거래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 기존 주주의 권익 보호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 역시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준수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거래 과정에서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며 "재매각 과정은 롯데렌탈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