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승계 절차의 공시 수준이 여전히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어떻게 관리하고 검증하는지, 비상 상황에서는 어떤 절차로 경영 공백을 메우는지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한 곳은 15개사 가운데
교보증권과
신한투자증권뿐이었다.
종합해보면 후보군 관리와 검증, 비상 승계 절차, 이사회의 점검 과정까지 실제 운영 내용을 공시한 회사는 많지 않았다. 규정의 존재와 운영의 투명성 사이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교보·신한, CEO 승계 절차 자세히 공개
theBoard가 실시한 '2026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서 평가
대상이 된 15개 증권사들의 CEO 승계절차 항목의 평균 점수는 2.1점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과
신한투자증권만 5점 만점을 받았고
대신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은 최저점인 1점에 그쳤다.
교보증권은 CEO 승계 절차를 가장 구체적으로 공시했다. 이석기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2025년 1월 이사회에 후보군 8명을 보고했고, 2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요건을 심층 검증한 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
후보군 관리 체계도 상세했다. 승계 지원부서를 인사부 소속 8명으로 명시하고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까지 기재했다. 후보군은 주주, 사내, 기관투자자, 외부 자문기관 추천을 통해 확보하도록 했으며 내부·외부 교육과 예비경영진 연수도 운영하고 있다.
비상 승계 절차도 구체적이다. CEO가 사고나 건강상 이유, 중징계 등으로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이사회가 24시간 안에 직무대행자를 지정하고 승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했다. 승계계획의 적정성을 이사회가 연 1회 이상 점검한 내용도 함께 공시했다.
신한투자증권도 만점을 받았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체계를 활용해 내부 98명, 외부 30명 등 총 128명의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외부 후보는 전문기관 추천을 활용하며 후보군 선정과 자격 검증 결과를 연 1회 이상 이사회에 보고한다.
승계 지원조직인 신한리더십센터는 팀장을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됐다. 경영리더 육성과 평가, 보상 기능을 전담한다. 지주회사 체계를 활용하면서도 자회사 차원의 승계 운영 현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공시했다.
◇규정은 있지만 운영 내용은 확인 어려워
반면 1점을 받은 회사들은 대부분 규정은 마련했지만 실제 운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대신증권은 2016년 지배구조내부규범에 CEO 승계 관련 규정을 마련했지만 2025년 후보 추천과 승계 추진 내역, 주요 심의·의결 사항은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했다.
키움증권은 승계 절차를 목차 형태로만 제시했을 뿐 실제 운영 내용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승계계획과 후보군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지만 후보군 규모와 검증 절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지주 계열사 간 공시 수준도 차이를 보였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강진두·이홍구 각자대표를 추천했지만 후보군 현황은
KB금융지주가 관리한다고만 기재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후보군 규모와 운영 체계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지주 체계를 활용하면서도 후보군 규모와 관리 활동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98명의 후보군을 관리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평가와 자격 검증을 수행한다고 공시했다.
CEO 자격요건 항목의 평균 점수는 3.3점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도덕성, 신한가치 구현 능력, 업무 전문성, 조직관리 역량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5점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적극적 자격요건을 상세히 기술해 같은 5점을 기록했다.
교보증권은 금융투자업 경험과 전문성, 회사의 장기 비전 공유 등을 자격요건으로 제시해 3점을 받았다. 반면 법령상 결격사유 등 소극적 요건만 기재한
KB증권은 1점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