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더보드 인터뷰

서유석 마스턴운용 독립이사 "이사회는 단기이익 경계 역할"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금투협회장, "거버넌스 개혁해야 코리안디스카운드 해소"

김태영 기자

2026-08-12 14:22:17

서유석 독립이사는 금융투자협회장 임기 만료 이후 현재 마스턴투자운용 이사회에 몸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시절 전문성을 살려 마스턴운용 이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금투협회장 시절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의 열쇠는 거버넌스 개혁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며 한국 증시가 본격 반등하던 시기의 포문을 연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업계 대표로서 제도를 설계하던 입장과 현재 이사회에서 직접 제도를 시행하는 입장을 모두 경험했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한 경험과 마스턴운용 독립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양쪽 경험도 갖췄다.

◇ 협회장 시절 거버넌스 개혁 주창, 독립이사로서도 신념 이어가

서 이사는 더벨과 인터뷰에서 현업 대표·업계 대표·독립이사의 입장에서 이사회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소개했다. 우선 현업 대표시절에는 잦은 이사회를 가지면서 사전 준비에 철저함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에셋운용 대표일 때는 이사회가 한 달에 1~2회 열리고 상근하지 않는 독립이사들은 안건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실무책임자가 직접 설명하고 의문 사항을 즉시 해소하도록 이사회를 운영했다”며 “계열사 내부거래나 공정거래 이슈가 있는 안건은 사전에 법률 검토를 마치는 등 더 면밀히 준비했고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한 안건은 자료를 보강해 독립이사들을 설득해 나갔다”고 술회했다.

이후 금투협회장 시절에는 한국증시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거버넌스 개혁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정부가 코리아 밸류업 계획을 내놓던 시기에 업계 대표로서 적극적으로 소통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는 “업계 대표일 때는 한국 자본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가 대주주로부터의 이사회 독립성 미흡이라 보고 이사회 독립성과 의사결정 투명성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장했다”며 “다행히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이루어져 이제 독립이사들이 대주주 뿐 아니라 소액주주의 이익도 공정하게 고려한 결정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했다.

서 이사는 협회장 시절의 소신을 독립이사로서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마스턴운용은 대주주와 경영진이 이사회 의장을 독립이사가 맡도록 해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상정된 안건을 자유롭게 토론하고 결정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충분한 조직과 인력을 갖추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가 독립이사들의 경험과 조언을 존중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도 설계에서 실제 적용하는 입장으로, 감사위원장 맡아

특히 그는 운용사 대표로서의 경험을 살려 마스턴운용에서 감사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경영진의 사정을 잘 아는 것은 장점이면서도 스스로 경계해야 할 지점이라고 보았다.

서 이사는 “오래 현업에 있었기 때문에 회사가 처한 조직·인력의 한계나 실무진이 부딪치는 애로사항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그만큼 형식적인 질의에 머물지 않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은 감독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반대로 그 사정을 안다는 것이 자칫 온정적인 판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스스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운용사 이사회는 리스크관리 뿐 아니라 장기투자에 대한 철학이 회사에 작용케 해야 한다고 보았다. 서 이사는 “경영진이 단기 실적이나 이익에 함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고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운용사 이사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를 설계하는 입장과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입장에는 분명한 온도차가 있다고 보았다. 서 이사는 “협회장 시절는 수많은 증권사·운용사의 사고를 목격하면서 생각보다 내부통제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며 “회사 내 내부통제조직(준법감시, 리스크관리, 감사)의 전문성을 CEO가 인정하고 이를 견제조직으로 제대로 세웠다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책무구조도까지 도입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결국 아무리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해도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고 소회했다.

마지막으로 서 이사는 사외이사에서 독립이사로의 명칭 변화, 독립이사 비중 확대 등 이사회 거버넌스 개혁 정책이 향후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았다. 이와 동시에 기업 차원에서도 이사회 개혁을 위해 직접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충돌할 때 어느 한쪽이 피해를 보는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된다”며 “그동안 이사회가 거수기라는 오명을 들었던 것도 대주주 이익을 우선한 의사결정을 해왔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어 “상법 개정으로 법적 토대는 마련됐고 독립이사도 개정 취지를 확실히 인식하고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