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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보수위는 독립이사, 경영위·사추위는 사내이사 강세

[소위원회]382곳 중 독립이사 위원장 353곳…감사위원 등 독립 업무 비율 높아

허인혜 기자

2026-08-20 15:01:23

편집자주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개정 상법으로 독립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이사회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theBoard는 2025년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토대로 이사 584명의 현황을 분석했다. 이사회의 구성과 이력, 의장 체제, 회의 및 의결 현황을 수치로 풀어 한국 대기업 이사회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본다. 그룹별 인적 구성과 운영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도 변화 속에서 이사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대표 금융지주들의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가 주를 이뤘지만 소위원회의 리더십은 달랐다.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특히 독립성이 강조된 위원회일 수록 독립이사가 위원장에 선임됐다.

반면 경영위원회에서는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는 경우가 압도적이었고 사추위는 위원장은 독립이사가 맡지만 구성원에는 사내이사를 포함하는 구조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에 설치된 소위원회 382곳 중 353곳을 독립이사가 이끌었다. 전체 이사회에서는 사내이사 의장이 6할에 육박한 것과 비교해 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독립이사 소위원회 위원장은 92%를 넘겼다.

◇독립이사 이사회 의장은 33%, 소위원회 위원장은 92%

theBoard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재임 중인 이사를 기준으로 국내 10대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81개사 가운데 이사회 의장이 독립이사인 회사는 27곳이었다. 사내이사 의장이 49곳으로 전체의 60.5%를 차지했고 나머지 5곳은 기타비상무이사가 의장을 맡았다. 반면 소위원회는 위원장 유형을 확인한 382곳 중 353곳이 독립이사였다.

기업마다 설치된 소위원회의 담당 업무를 보면 독립이사와 사내이사를 해당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한 이유가 더 뚜렷하게 관찰된다.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은 회사나 경영진을 감독하거나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사안을 다룬다. 독립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목적과 궤를 같이하는 업무다. 반면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소위원회 상당수는 경영위원회처럼 사업 집행과 관련된 곳이었다.

실제로 명칭이 경영위원회인 20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362개 위원회 가운데 353곳을 독립이사가 이끌었다. 경영위원회를 제한 전체 위원회에서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비율은 97.5%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그룹이 대표적이다. 위원장을 확인한 그룹내 75개 소위원회 가운데 독립이사 위원장은 62곳으로 82.7%였다. 다른 주요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독립이사의 소위원회 위원장 비율이 낮지만 이유도 분명하다.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13곳이 모두 경영위원회였다. 삼성은 조사 대상 13개 계열사가 각각 경영위원회를 두고 사내이사가 이를 이끌었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62개 위원회는 모두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영위원회를 존림 사내이사가 맡는다. 반면 보상위원회는 서승환, 내부거래위원회와 ESG위원회는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호승, 감사위원회는 이창우 독립이사가 각각 위원장이다.


LG그룹도 지난해 말까지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다. LG전자 조주완, LG화학 신학철,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LG디스플레이 정철동, LG이노텍 문혁수 대표가 각각 경영위원회를 이끌었다. 전체 소위원회 가운데 사내이사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집단은 경영위원회 운영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

◇감사·내부거래는 독립이사 중심…경영위·후보추천은 예외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곳일수록 독립이사의 위원장 비율이 높았다. 특히 상법상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하는 감사위원회는 조사 대상 78곳 모두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내부거래위원회 39곳도 전부 독립이사 위원장이었다. 보상위원회 역시 위원장을 확인한 63곳 모두 독립이사가 맡았다.

경영진과의 일정한 거리 유지가 필연적인 위원회들이다. 감사위원회는 재무·회계와 내부통제를 살피고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거래를 심의한다. 보상위원회는 경영진을 포함한 임원 보수를 다룬다. 독립이사가 단순히 소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논의를 이끌고 주재하는 자리까지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의미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ESG·지속가능경영위원회도 독립이사 위원장이 대다수였다. 다만 후보추천위원회에는 여전히 구성원 중 사내이사를 포함하거나 사내이사가 위원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도 있었다. 인사권에 있어서는 사내이사의 영향력을 남겨두는 기업들이 잔존했다는 이야기다.

GS건설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각각 허창수·이계인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금융지주에서는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의 계열사 또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각각 양종희·진옥동·임종룡 회장이 이끌었다.

삼성중공업도 업무에 따라 위원장을 달리 뒀다. 최성안 대표가 경영위원장을 맡았고 나머지 소위원회는 모두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담당했다. 감사위원장은 윤상직, 내부거래위원장은 이원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과 ESG·지속가능경영위원장 조현욱, 보상위원장은 김상규 독립이사다.

◇사내이사 의장 현대차, 소위원회는 독립이사가 주도

그룹별로 보면 이사회 의장과 소위원회 위원장의 차이가 가장 뚜렷한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조사 대상 9개 계열사 모두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다. 독립이사 의장을 둔 회사가 한 곳도 없었다.


소위원회에서는 반대였다. 위원장 유형이 확인된 35곳은 모두 독립이사가 맡았다. 현대위아의 경우 이사회 의장은 권오성 사내이사지만 투명경영위원회 이동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규진, 감사위원회 최우석, 보수위원회 김찬우 등 소위원장은 모두 독립이사다.

현대건설도 투명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모두 독립이사가 이끈다. 현대차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두며 그룹의 회장으로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의사결정의 키는 회장에게 두되 이를 견제하는 소위원회의 위원장들은 모두 독립이사로 배치한 셈이다.

SK와 HD현대, 두산에서도 위원장 유형이 확인된 소위원회는 모두 독립이사가 맡았다. 반면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경영위원회를 별도로 두는 계열사가 많은 그룹은 사내이사 위원장 수도 상대적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