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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이사 보수 중앙값 9700만원…등기이사와 13배 차

[보수]10대그룹·4대지주 등기이사 12억6000만원…삼성전자 독립이사 2억2000만원

허인혜 기자

2026-08-14 08:22:03

편집자주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회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개정 상법으로 독립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이사회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theBoard는 2025년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사업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토대로 이사 584명의 현황을 분석했다. 이사회의 구성과 이력, 의장 체제, 회의 및 의결 현황을 수치로 풀어 한국 대기업 이사회의 평균적인 모습을 그려본다. 그룹별 인적 구성과 운영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도 변화 속에서 이사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국내 주요 대기업 독립이사의 평균보수는 회사별 중앙값을 기준으로 1억원에 근접했다. 독립이사 보수를 별도로 공시한 50개사의 1인당 평균보수 중앙값은 9700만원이었다. 같은 기준으로 조사 대상 81개사의 등기이사 평균보수 중앙값은 12억6000만원으로 독립이사의 13배에 달했다.

기업별 격차도 컸다. 독립이사 평균보수가 가장 높은 삼성전자는 2억2000만원으로 중앙값의 두 배를 웃돌았다. 현대차는 1억5900만원, SK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억5200만원 수준이었다. 반면 일부 기업에서는 독립이사 평균보수가 5000만원에도 미치지 않았다.

이사회 평가와 보수를 직접 연결한 기업은 없었다. 조사 대상 81곳 가운데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힌 곳은 60곳이었지만 평가 결과를 독립이사 보수에 연동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실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평가를 재선임 판단에는 활용하면서도 보수 차등은 독립성을 이유로 배제하는 기업들이 확인됐다.

◇독립이사 9700만원, 등기이사 12억6000만원

theBoard가 2025년 말 기준 10대그룹과 4대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81곳의 이사 보수를 분석한 결과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의 회사별 중앙값은 12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등기이사는 공시상 독립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을 제외한 등기이사를 기준으로 했다.


독립이사 보수를 별도로 공시한 기업은 50곳이었다. 이들 기업의 독립이사 평균보수 중앙값은 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31곳은 독립이사 전원이 감사위원을 맡아 독립이사 항목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고 감사위원 보수로만 제시했다. 이들까지 별도로 보면 감사위원 평균보수 중앙값은 9000만원이었다. 보수 자료는 기업들의 이사·감사 전체의 보수현황 유형별 자료와 2025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등기이사와 독립이사의 중앙값을 비교하면 격차는 13.0배다. 이번 분석은 이사 개인별 보수를 모두 합쳐 평균을 낸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이 공시한 이사 유형별 1인당 평균보수를 모아 회사 단위 중앙값을 산출했다. 기업별 보수 편차가 큰 만큼 일부 고액 보수가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중앙값을 활용했다.

성과연동제도 등 사내이사와 독립이사의 보수 체계 적용이 다른 점도 영향이 컸다. 사내 경영진은 기본급 외에 회사와 개인의 경영성과에 따라 상여와 장기성과급 등이 더해질 수 있는 반면 독립이사의 보수는 고정급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기업이 많다.

◇삼성전자 2억2000만원…상위권은 1.5억원 상회

독립이사 사이에서도 기업별 보수 차이가 극명했다. 가장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독립이사 평균보수는 2억2000만원이었다. 회사별 중앙값 9700만원보다 1억2300만원 많고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1억5900만원이었다. SK와 SK하이닉스도 독립이사에게 각각 평균 1억5200만원 수준을 지급했다. 주요 대기업들이 1억5000만원이 넘는 보수를 챙겨줬다.

반면 GS건설은 3900만원이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5000만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롯데렌탈의 독립이사 평균보수는 3500만원으로 공시됐으나 이는 독립이사의 중도 퇴임에 따른 것이고 실제 보수는 6600만원 수준이었다. 같은 조사 대상 대기업 안에서도 독립이사 보수 수준이 수배까지 벌어진 셈이다.

복수의 독립이사들에게 보수의 만족도를 묻자 일부 독립이사들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 독립이사는 "우리나라 독립이사들의 의무가 커진 만큼 보수가 연동돼 높아졌다고 체감하지는 못한다"며 "글로벌 굴지의 기업들은 독립이사에게 많은 책무를 지게 하지만 그만큼 국내 기업과는 비교가 어려운 보수를 지급한다"고 답했다.

보수 수준은 이사회 출석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공시상 보수는 개인별 지급액이 아니라 이사 유형별 평균보수이고 연중 신규 선임된 이사는 참석 대상 회의 횟수도 달라 단순한 출석률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조사 결과에서도 보수 상단과 하단의 기업 간 차이가 출석률 차이와 명확한 인과관계를 보이지는 않았다. 출석률보다는 각 기업이 정한 독립이사 보상 수준과 보수체계의 차이가 더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독립이사 간에도 보수의 차이가 있는 기업이 있었는데 이들은 일반 독립이사와 소위원회 위원장, 선임 독립이사 등의 책임 차이를 수당의 근거로 제시했다. 독립이사의 역할이 이사회 참석에 한정되지 않아서다.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에 참여하고 일부는 위원장이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평가는 60곳이 진행, 독립이사 보수 연결 기업 없어

독립이사에 대한 평가가 보편화된 것과 달리 평가 결과를 보수와 직접 연결하는 기업은 없었다. 조사 대상 81곳 가운데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힌 기업은 60곳이었다. 그러나 평가 결과를 독립이사 보수에 연동한다고 공시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평가를 실시하는 기업 중에는 결과를 재선임 판단에 활용하면서도 보수와는 명확히 분리한 곳이 눈에 띈다. LG화학은 독립이사 개인별 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재선임 결정에 반영한다. 이사회 참석률과 안건 검토·의견 개진,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자문, 감사위원으로서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보수에는 평가 결과를 반영하지 않는다. LG화학은 2025년 독립이사에게 모두 동일하게 9600만원을 지급했고 활동평가에 따른 성과급이나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평가 결과는 재선임에는 참고하되 독립성을 고려해 평가에 따른 보수 차등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명시했다.

출처=LG화학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현대오토에버도 마찬가지다. 매년 이사회와 독립이사 개별평가를 실시하며 2025년에는 출석률과 의사 참여, 경영 참여를 기준으로 독립이사 4명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재선임 시 고려한다. 다만 보수는 독립성 유지 차원에서 회사의 성과와 연동하지 않고 기본급 외 퇴직금이나 주식매수선택권 등 별도 보수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본급은 직무수행의 책임과 위험성, 타사 보수 수준 등을 기준으로 정한다.

기아 역시 독립이사 보수를 회사 성과와 연동하지 않는 이유로 독립성 유지를 들었다. 기아는 기본급 외에 위원회 위원장과 선임독립이사에게 직무 책임을 고려한 수당을 지급하지만 성과연동 보수는 운영하지 않는다. 현재는 독립이사 개별 활동평가 자체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독립성 유지 차원에서 향후 성과와 보수를 연동할 계획도 없다고 공시했다.

평가 방식은 내부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외부 평가기관을 활용한다고 밝힌 기업은 5곳에 그쳤고 기관명까지 공개한 곳은 SK와 현대모비스 두 곳이었다. 반면 이사회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5곳은 모두 한화그룹 계열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