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식 에프에스티 회장이 지분 증여를 통해 경영권 승계의 마지막 작업에 착수했다. 고령인 데다 최근 회사 주가가 낮아진 만큼 현 시점에 증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2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4년 만에 에프에스티 지분을 대거 넘기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남과 차남 간 지분 차이가 0.06%에 불과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장남이 에프에스티 대표이사를 맡은 만큼 사실상 장남을 중심으로 2세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형제 간 지분 격차를 거의 두지 않은 데다 차남이 회사 내부에서 긍정적 경영 평가를 받고 있는 점에서 완전한 승계 구도는 아직 불확실해 보이는 상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장명식 회장은 전날 보유 지분 절반을 두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장 회장은 현재 에프에스티 주식 349만6669주(16.15%)를 보유하고 있다. 10월 1일 장남 장경빈 에프에스티 대표이사와 장경록 시엠테크놀로지 대표는 각각 87만4167주(4.04%)를 넘겨받는다. 시엠테크놀로지는 에프에스티의 관계사로 분류된다.
장 회장은 1953년생으로 올해 73세다. 2022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며 승계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낮아지자 지분 증여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에프에스티 주가는 올 4월 24일 종가 기준 4만5850원까지 올랐지만 8월 31일에는 2만6900원으로 약 41% 하락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장 회장의 지분율은 8.08%로 낮아진다. 장경록 대표는 기존에 보유한 에프에스티 지분 0.06%를 더해 4.1%로 높아진다. 처음으로 에프에스티 지분을 받는 장경빈 대표는 4.04%를 보유하게 된다.
형제 간 에프에스티 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22년 장남이 에프에스티 대표이사를 단독으로 맡으면서 사실상 2세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장남이 향후 경영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장경빈 대표는 현재 에프에스티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다만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차남이 최근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긍정적 경영능력 평가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에프에스티 내부 관계자는 "회사에서 사업가적 기질은 차남인 장경록 대표가 더 강하다는 평가"라며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시야를 넓게 두는 편이고 대범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남 장경빈 대표의 경우 본인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들만 주로 활용하려는 면이 아쉽다는 평가"라며 "인적 네트워크 범위를 넓힐 필요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장경록 대표 경우 2022년 설립된 미국법인(FINE SEMITECH USA CORPORATION) 수장도 맡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삼성전자 텍사스주 테일러·오스틴 팹향 물량에 대응하고 현지 지원을 맡는 법인이다. 현재는 반도체 관련 사후서비스(AS)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현지 사업 확대에 따라 지원 업무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프에스티 입장에서 올해 미국 사업은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회사는 연내 테일러 팹에 납품할 제품의 품질 인증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EUV 관련 장비는 연말 납품을 목표로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안정성 테스트까지 잘 마무리해야 늦어도 내년 초에 매출로 인식될 수 있다.
장경록 대표가 이 과정에서 현지 대응을 맡고 있는 만큼 회사의 주요 과제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장 회장이 두 아들에게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배분한 것도 이러한 역할이 고려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 테일러 팹에 CO2 칠러를 적용하면서 관련 매출 확대를 기대했지만 끝내 유예되는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
삼성전자 퀄 테스트와 함께 EUV 제품 납품을 위한 ASML 인증도 병행하고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