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의 합병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요구를 거둬들였다. 양사 이사회가 검토에 착수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공시로 밝힌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다. 다만 검토를 거부한 이유와 지방은행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할 대안을 이사회가 직접 설명하라며 압박 수위는 유지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날 JB금융과 BNK금융 이사회에 후속서한을 발송했다. 앞서 얼라인은 7월 14일 양사 이사회에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글로벌 투자은행과 전략컨설팅사를 자문사로 선임해 합병의 전략적·재무적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양사는 같은 달 28일 공시를 통해 검토에 착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후속서한은 공개서한이었던 7월 서한과 달리 비공개로 발송됐다. 얼라인은 양사가 거부 입장을 밝힌 뒤 이사회 의사록 열람·등사를 청구해 실제 확인했고, 제안을 둘러싼 논의 경과와 개별 이사들의 발언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의사록 자체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어 서한 전문도 함께 비공개로 남겼다.
얼라인은 두 이사회의 처리 방식을 갈라 평가했다. BNK금융은 제안을 정식 결의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부쳤고, 출석이사 8명 가운데 2명이 찬성, 1명이 기권했다. 안건은 부결됐지만 개별 이사의 판단이 표결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얼라인은 이를 주주 제안을 다루는 이사회 거버넌스가 진일보한 사례로 평가했다. 반면 JB금융은 주주서한을 이사회에 보고했다고만 공시했다. 제안이 결의안건이 아닌 보고안건으로 처리돼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얼라인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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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주주가 공개적으로 제기한 전략적 제안에 대해 이사회가 판단의 이유와 대안 설명 없이 결론만 내놓는 것은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주주와 의결권 자문사의 기준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는 전체 주주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수임인"이라며 "제안을 어떤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대안을 검토했는지, 회사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수임인으로서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얼라인은 합병 검토 요구를 접는 대신 세 가지를 새로 요구했다. 검토에 착수하지 않기로 한 이유, 지방은행의 구조적 위기에 대한 이사회의 인식, 그리고 합병보다 나은 전략적 대안을 검토한 결과를 요청했다. 당초 제안이 합병의 즉시 추진이 아니라 특별위원회를 통한 타당성 검토였다는 점도 다시 짚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2대 주주이며, BNK금융 지분도 1%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공개 제안 당시 얼라인은 각 은행의 법인과 브랜드를 유지한 채 지주만 통합하는 '연합형 합병지주' 방식을 제시했다. 영·호남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 대형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구조, 인터넷은행 약진, AI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JB·BNK 노동조합은 지역금융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시도라며 반발해 왔다.
이 대표는 "양사 이사회가 유력한 전략적 옵션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조차 거부한 점은 유감이지만,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회가 명확히 내린 결정인 만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방은행을 둘러싼 구조적 위기는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고, 이번 공개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광범위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대응하는 장기전략 수립과 투명한 설명은 이사회 본연의 책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