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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감사서 3인 위원회로…감사기구 재편하는 중견사들

디오, PE 경영 2년만 전환…한양증권 KCGI 인수 조건부, 휴온스는 그룹 도입

허인혜 기자

2026-09-11 10:50:48

자산 2조원 미만으로 감사위원회가 의무가 아닌 중견사들 가운데 상근감사 대신 감사위원회를 신설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상근감사 1인이 담당하던 감사의 기능을 복수의 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 옮기며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디오가 상근감사 체제에서 감사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뒤 5개월 만에 임시주총을 별도로 열어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기존 상근감사의 임기도 남았던 상태다.

PE(Private Equity)와의 공동경영이나 자산운용사의 지분 인수 등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곳도 있었고 자발적인 변화를 택한 중견사도 눈에 띈다. 감사기능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구체적인 이유를 든 곳도 여럿이다.

◇임기 남은 감사 두고 임시주총…디오, 1인 체제 종료

코스닥 상장사 디오는 지난 8월27일 임시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가결했다. 김용국 기타비상무이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로 분리선출하고 조현익·김형신 독립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독립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출범했다.


기존에는 천석규 상근감사 한 명이 감사기능을 맡았다. 천 감사는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3년 임기로 신규 선임됐다. 정상적인 임기 만료를 기다린다면 2027년 정기주총까지 재임할 수 있었던 인물이다.

디오가 감사기구를 바꾼 것은 올해 정기주총이 마무리된 후다. 디오는 지난 3월24일 정기주총을 개최한 데 이어 7월 다시 임시주총 소집을 결정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목적에도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의 원활한 진행 및 필요 의사정족수 확보라고 명시했다.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해 별도의 주총 절차를 밟은 셈이다.

천 감사가 선임된 2024년은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가 디오에 투자해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진과 이사회가 함께 바뀐 때다. 당시 디오는 한수재 에이치PE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천석규 에이치PE 상무를 상근감사로 선임했다. 조현익 독립이사를 재선임하고 김형신 독립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도 손봤다.

에이치PE 공동경영 2년여 만에 다시 한번 이사회의 구성이 달라진 셈이다. 에이치PE 출신 상근감사 한 명이 맡던 감사기능을 독립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이 참여하는 감사위원회로 확장했다.

◇경영권 인수와 감사위 출범 한데 묶은 한양증권

이처럼 경영권 인수 등의 외부 환경 변화는 감사 기능을 확대시키는 변수다. 외부 투자자의 경영권 인수와 감사기구 전환이 바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KCGI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상근감사 체제를 감사위원회로 바꿨다. 디오가 투자 이후 시차를 두고 감사기구를 변경했다면 한양증권은 거래 종결과 감사위원회 출범 시점이 같았다.

한양증권은 2025년 3월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안과 신규 이사 선임안을 조건부로 의결했다. 2024년 9월 학교법인 한양학원 등과 KCGI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의 거래 종결을 효력 발생 조건으로 달았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거쳐 지난해 6월18일 거래가 종결되면서 조건부 결의도 효력이 발생했다. 기존 이사 3명이 물러나고 김병철·정태두·김칠규·강승수·황록 등 이사 5명이 새로 선임됐다. 감사위원회 설치에 관한 정관 변경도 같은 날 효력이 발생하면서 조장곤 상근감사는 당연퇴임했다. 독립이사인 김칠규·강승수·황록 이사가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 이사진만 새로 짠 데 그치지 않고 내부 감독기구의 형태까지 바꿨다. 한양증권의 사례는 최대주주가 바뀔 때 경영진과 이사진뿐 아니라 감사기구도 지배구조 재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감사 선임 부결 뒤 제도 바꾼 황금에스티…자발적 전환도

감사위원회 전환의 계기가 경영권 변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황금에스티는 주총에서 상근감사 선임이 무산된 뒤 감사 후보를 다시 찾는 대신 내부 감사기구 자체를 감사위원회로 변경했다.

황금에스티는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감사 선임안을 상정했지만 참석주식수의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회사는 이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감사 후보자 변경 등을 고려한 뒤 최종적으로 감사업무 기능 강화를 위해 감사위원회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장명수·윤창민·성효용 독립이사 3명으로 감사위원회를 꾸렸다. 황금에스티는 자산 2조원 미만으로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는 회사다. 회사는 감사기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자 감사위원회 제도를 채택했다고 전했다.

법적 의무가 생기기 전에 자체적으로 감사위원회를 택한 회사도 있다. 세아제강은 2024년 3월 감사위원회를 신설했다. 세아제강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지만 효율적인 감사업무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위원회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은 모두 독립이사로 구성했다.

씨젠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정관을 바꿔 상근감사 제도를 폐지하고 감사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정현철 독립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고 강동우·예세민 이사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분리선출했다. 상근감사의 올해 1월부터 주총일까지 잔여 임기에 해당하는 보수한도도 별도 안건으로 처리했다. 정기주총을 기점으로 기존 감사 체제를 정리하고 독립이사 3인의 감사위원회로 바꿨다.

여러 계열사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선택을 하며 그룹 전체가 변화한 곳도 있다. 휴온스와 휴메딕스는 2022년 3월25일 정기주총에서 기존 상근감사 체제를 감사위원회로 변경했다. 휴온스는 김교필 상근감사의 임기 만료와 함께 독립이사 3명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휴메딕스 역시 같은 날 기존 상근감사 대신 독립이사 3인으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주회사 휴온스글로벌도 같은 달 31일 기존 상근감사 대신 독립이사 3인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개별 회사의 전환 배경을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그룹 상장사 세 곳의 감사기구가 같은 달 상근감사에서 감사위원회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