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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유증 반대 주주에 이례적 서면 답변

청약률별 자금수지·유동화 일정까지 제시…한앤컴퍼니 기타비상무 이사 참여 후 첫 대응

조은아 기자

2026-09-21 10:52:03

SK디앤디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소액주주 반발이 커지자 직접 진화에 나섰다. 개인주주가 보낸 서면질의에 답변자료를 내고 청약률별 자금수지와 자산 유동화 진행 상황, 가용현금 산출 근거 등을 공개했다.

다만 모든 질문에 답한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의 부족자금 지원계획과 유상증자 이후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 중장기 상장유지·소수주주 보호방안을 묻는 마지막 문항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답변은 SK디앤디가 지난 7월 말 이사회 구성을 대폭 바꾸고 감사위원회 대신 상근감사 체제를 도입한 이후 나온 첫 주주 대응이다. 당시 독립이사 비중은 절반으로 낮아졌고 한앤컴퍼니 측 기타비상무이사가 대거 이사회에 새로 합류했다.

◇소액주주 반발 커지자 직접 답변…청약률별 자금수지까지 공개

SK디앤디가 별도의 서면답변을 내놓은 배경에는 유상증자를 둘러싼 주주들의 반발이 있다. 회사는 보통주 4468만100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 1861만7382주의 약 240%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예정 발행가는 주당 3060원, 모집금액은 1367억원이었지만 1차 발행가는 2260원으로 낮아지면서 예상 조달금액도 약 1009억원으로 줄었다. 실권주 일반공모 없이 미청약 물량을 발행하지 않는 구조여서 일반주주의 청약률이 낮을수록 회사가 실제로 확보하는 자금도 줄어든다.

반면 지분 78.69%를 보유한 최대주주 한앤코개발홀딩스는 배정 신주를 전량 청약할 계획이다. 일반주주의 청약 참여가 낮아질 경우 회사의 실제 조달금액은 줄어드는 반면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높아질 수 있다.

한앤코개발홀딩스의 모회사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두 차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며 주당 1만275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시도는 무산됐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지배력 강화와 향후 상장폐지 재추진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개인주주 측은 이 같은 배경에서 9월 1일 회사에 추가 설명회 개최와 서면답변을 요청했다. SK디앤디는 별도 설명회 대신 답변자료를 내놓는 방식을 택했다.

답변 내용은 상당 부분 구체적이다. 청약률 100%·90%·80%와 최대주주 기본배정분만 청약하는 경우를 나눠 유상증자 납입금액과 향후 월별 기말현금을 제시했다. 각 시나리오에서 2026년 이후 월별 기말현금을 양(+)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자산 유동화와 주식담보대출의 진행 상황도 공개했다. A사업장 유동화 200억원은 금융기관 승인을 받았고 주식담보대출 800억원도 승인을 마쳤다. 패키지 유동화 850억원은 650억원과 200억원으로 나눠 기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별도 기준 가용현금이 268억원으로 산출된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답변 없는 9·10번…주주 보호방안은 공백

답변의 흐름이 끊기는 지점은 마지막 두 문항이다. 9번은 회사가 판단하는 최소 필요 실조달액과 청약 미달 규모별 대응계획, 추가 차입·자산매각·자본확충의 기준과 우선순위를 요구했다. 10번에서는 최대주주의 구속력 있는 부족자금 지원계획과 조건, 유상증자 이후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 중장기 상장유지 계획과 소수주주 보호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 자료에는 두 문항의 질문만 적혀 있고 별도 답변은 붙지 않았다. 자금조달 계획에는 구체적으로 답하면서도 중장기 상장유지와 소수주주 보호방안에는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 대비된다.

유상증자를 처음 의결했던 당시와 현재 이사회의 구성도 적지 않게 달라진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상증자 안건이 처음 이사회를 통과한 시점은 지난 7월 28일이다. 당시 이사회는 김도현 대표이사와 김재민 기타비상무이사, 김준철·김경민·김모둠·노정연 독립이사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독립이사 비중이 66.67%였다.

사흘 뒤인 7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사진이 대거 교체됐다. 김도현 사내이사와 김준철·김경민 독립이사가 사임하고 윤여을·이동춘·김상훈 기타비상무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윤여을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의장에 올랐고 집행임원 체제도 도입됐다.

감사기구 역시 독립이사 3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에서 상근감사 체제로 전환됐다. 현재 이사회는 김재민·윤여을·이동춘·김상훈 기타비상무이사와 김모둠·노정연 독립이사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독립이사 비중은 33.33%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자금조달 계획은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서도, 정작 최대주주의 부족자금 지원계획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독립이사 비중이 낮아지고 감사기구도 상근감사 체제로 바뀐 이후 나온 첫 주요 주주 대응인 만큼 이사회가 소수주주 보호 이슈를 어떤 방식으로 다룰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