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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VC 이사회 분석

'두나무 주주' 우리기술투자, 배당은 5년째 스톱

창업주 장남 경영승계, 가상자산 호황에 시총 급증

김지효 기자

2024-12-23 08:12:06

편집자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은 정보 공개에 유독 민감하다. 수백여개의 PE와 VC 가운데 국내 증시에 19곳만 상장돼 있는 이유다. 이들은 정보를 공개해서라도 시장에서 자금을 모으고 일반 투자자들과 접점을 늘리겠다는 의지다. 상장 이후에는 투명한 이사회 운영, 정보 제공, 공정한 이익 분배 등 주주들을 위한 책무도 뒤따른다. THE CFO는 상장 VC들을 중심으로 이사회 운영 현황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등을 짚어본다.
우리기술투자는 최근 가상자산시장의 호황과 함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벤처캐피탈(VC)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신기술금융사 20곳 가운데 거래가 정지된 엠벤처투자를 제외하고 현재 시가총액이 가장 높다.

현재 코스닥시장 7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두나무 투자사인 우리기술투자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우리기술투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두나무 지분 7.21%을 들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1996년 중소·벤처기업창업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이후 200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우리기술투자를 이끌고 있는 이정훈 대표는 창업주인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의 후계자다. 그는 2019년부터 단독으로 경영권을 쥐면서 이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경영권을 쥔 이후 우리기술투자는 배당에 인색해졌다. 반면 대표이사에게 지급된 보수는 증가했다.

◇지분 관계 반영된 이사회, 창업주 이완근 회장 장남·장녀 참여

우리기술투자는 신성이엔지의 관계사로 현재 이정훈 대표이사의 부친인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이 설립했다. 이 대표는 이완근 회장이 2018년 1월 우리기술투자 지분을 일부 매각하고 주가가 급등한 우리기술투자 주식과 신성이엔지 자사주를 맞바꾸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9년 3월 주총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우리기술투자를 이끌게 됐다. 이후 이사회 구성원이 일부 변동되는 과정에서도 사내이사 자리를 지켜왔다.


이 대표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신성이엔지 경영권 승계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08년 신성이엔지의 전신인 신성솔라에너지에 입사했다. 이후 전략 수립과 해외 영업, 시스템 영업 총괄, 경영관리, 재무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2013년 전문경영인인 정만회 사장과 함께 우리기술투자 대표를 처음 맡아 펀딩, 투자, 회수 등 업무 전반에 관여해 왔다. 우리기술투자의 최대 투자 성과로 꼽히는 두나무 투자를 최종 결정한 인물도 이 대표로 알려졌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등 4인으로 구성돼 있다. 4인 체제가 구축된 건 지난해 3월 주총에서다. 사내이사는 이정훈 대표이사와 최재웅 부사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 대표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이정선 신성씨에스 대표가 등재돼 있다. 이 대표의 누나다. 이정선 대표는 2022년부터 우리기술투자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우리기술투자 지분 1%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이완근 회장의 부인인 홍은희씨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했다. 이완근 회장이 2019녀 이정훈 대표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준 이듬해 홍은희씨는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내려왔다.

◇2018년 마지막 배당, 임원 보수는 2020년부터 높아져

배당은 2018년 회계연도를 끝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0년 이후 우리기술투자는 총 6번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0년과 2011년 회계연도에 배당금을 지급한 이후 한동안 주지 않다가 2014년 회계연도에 다시 배당에 나섰다. 이후 2015년 회계연도를 건너뛰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3년 연속 배당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1주당 배당금은 10~20원 사이로 2017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지급한 20원이 최대다.

배당수익률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7년 9월 이후 주가가 급등한 탓이다. 상장 이후 500원 안팎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2018년 1월 말에는 6000원대로 뛰었다. 이에 2014년 회계연도에 주당 15원을 배당, 배당수익률 4.5%를 기록한 반면 2016년 회계연도에는 같은 주당배당금을 지급했음에도 배당수익률이 2.3%로 낮아졌다.

2017년 이후에는 주가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2017년과 2018년 회계연도 배당수익률은 각각 0.5%와 0.4%에 그쳤다.


배당은 뜸해진 반면 임원 평균 급여는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정훈 대표가 2020년 사업보고서부터 연간 보수 5억원 이상을 수령한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2020년 그는 상여를 포함해 연간 8억5400만원을 수령했다. 이듬해에는 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는 2021년 급여 17억원, 상여 10억원 등 총 27억7200만원을 받았다. 2022년에는 26억원, 지난해에는 20억원을 수령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도 12억원 가량을 챙겼다.

올해 3분기까지 우리기술투자의 이익잉여금은 5492억원이다. 마지막으로 배당을 진행했던 2018년 회계연도 이익잉여금은 226억원이었다. 우리기술투자 측에 배당 정책 등과 관련해 문의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