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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평가보상위, '3년 연속 순손실' 경영진 KPI 연속 비토

위원장 교체 후 첫 회의서도 부결…"추가 검토 중"

최은수 기자

2026-06-15 14:06:12

한독의 이사회 내 소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가 올해 김영진 회장과 백진기 대표, 김미연 COO 등 경영진이 제시한 핵심성과지표 KPI를 두 차례 연속 부결시켰다. 제약사 이사회 내 소위원회 및 평가보상위원회 관행에 비춰볼 때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한 경영진이 제시한 평가기준을 사외이사들이 잇따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과급은 가결…KPI 설계만 두 번 부결

한독은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감사위원회와 함께 평가보상위원회를 두고 있다. 임원에 대한 보상 근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설치했다.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 판단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기구다. 위원으로는 사외이사 3인이 활약하고 있다. 정진엽·권승화·한균희 사외이사다.

정진엽 사외이사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한 의료·보건행정 전문가다. 현재 남양주 백병원 의료원장을 지내고 있다. 권승화 사외이사는 회계사로 EY한영회계법인 대표이사 출신이다. 한균희 사외이사는 연세대 약학대학 교수로 제약·바이오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다. 한 이사가 평가보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평가보상위원회는 올해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총 5개의 안건 중 2개를 부결했다. 부결 안건은 △3월 10일 대표이사 2인 및 COO의 2026년도 평가지표 제안 △5월 14일 2026년도 대표이사 2인 및 COO 평가기준 채택 건이다. 각 회의에서 함께 회부된 2026년도 보수 조정안과 평가보상위원회 위원장 선임 건은 가결했다.


위원회 구성원들은 한독의 성과 정산과 보수 인상은 인정하면서도 경영진이 올해 달성해야 할 목표 기준 자체는 두 번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위원회가 경영진에 KPI를 다시 설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부결은 평가보상위원장 교체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이사가 물러나고 한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5월 14일 회의는 새 위원장 선임과 KPI 재상정을 함께 처리했다. 위원장이 바뀐 뒤 첫 회의에서 또 다시 부결이 됐다는 점에 주목된다.

◇순손실 이어지는 와중 C레벨 KPI 비토…"추가 검토·재논의 중"

통상 국내 기업 이사회 특성상 평가보상위원회는 경영진이 제출한 안을 원안 가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건의 종류나 특성을 떠나 비슷한 안이 두 차례 연속 부결되는 자체가 드물다.

한독 평가보상위의 부결 이유와 경영진이 제시한 KPI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통상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타개책을 마련하기보다 당장 달성하기 쉬운 지표를 설계할 경우 비토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독은 연결 기준 2023년 289억원, 2024년 527억원, 2025년 22억원으로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순손실 고리는 끊지 못했다. 사외이사들이 이 같은 실적 흐름을 배경으로 경영진이 제시한 KPI의 적정성에 의문을 품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평가보상위원회가 비토를 놓은 시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KPI는 통상 관행상 연초에 확정한다. 그러나 한독 경영진의 올해 평가기준은 앞서 두 차례의 부결을 거쳐 6월 현재까지 확정이 안 된 상태다. 평가보상위원회의 부결로 사실상 상반기 내내 평가기준 없이 경영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독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KPI와 관련된 내용이 맞고 최종 부결이라기보다는 추가적인 검토와 보완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공정하고 적정한 평가지표 설정을 위해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만큼 위원회에서 재논의 및 보완을 거쳐 이사회 승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