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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

가온전선, 핵심지표 절반 미준수 '뒤처진 거버넌스'

준수율 40%대, 이사회 다양성·내부통제 체계 미흡

유나겸 기자

2026-06-16 08:36:06

최근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가온전선은 여전히 핵심 지표 절반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며 뒤처진 거버넌스 개선 흐름에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일부 내부통제 체계를 보완하며 준수율을 끌어올렸다.

다만 거버넌스 투명성과 독립성 등 핵심 과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독립적인 내부감사 조직 부재,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이사회, 주주권익 침해 이력자에 대한 임원 선임 제한 정책 미비 등이 대표적이다. 지배구조 선진화 흐름과 비교하면 개선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준수 항목 5→7개…공시·위험관리 체계 정비

가온전선이 최근 공시한 '2025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보면 준수율은 46.7%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33.3%) 대비 상승했지만 여전히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8개를 충족하지 못하며 40%대에 머물렀다.

직전해와 비교했을 때 현금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 정책 마련·운영 항목을 새롭게 충족하면서 준수율은 개선됐다. 다만 다수 상장사가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절반 이상의 핵심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은 지배구조 개선 흐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소폭의 준수율 개선에는 공시정보관리 정책 도입이 영향을 미쳤다. 가온전선은 그동안 회계팀이 공시 업무를 담당해왔지만 별도의 공시정보관리 정책을 명문화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11월 공시정보관리규정을 제정하고 공시정보의 작성, 검토, 승인 절차 등을 체계화했다.

상장 제조업체의 경우 수주, 투자, 재무 현황 등 주요 경영 정보를 적시에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공시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 통제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도 보완했다. 가온전선은 컴플라이언스팀을 총괄부서로 지정하고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있는 현업부서를 주관부서로 운영하는 전사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비상설기구인 전사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두고 재무, 비재무, 운영, 전략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부재, 사외이사 전원 남성 구성

다만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 과제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를 설치하지 못했다. 현재 감사위원회 지원 업무는 컴플라이언스팀과 회계팀이 담당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은 마련되지 않았다. 내부감사 업무는 컴플라이언스팀이, 감사위원회 지원 업무는 회계팀이 수행하는 구조다.

회계팀은 감사위원회에 직접 보고 체계를 갖추고 있으나 조직상 대표이사 산하에 위치해 있다. 인사권과 예산권 역시 감사위원회가 아닌 경영진에 귀속돼 있어 독립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경영진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이 분기별 1회 이상 감사 관련 주요 사항을 논의하는 절차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가온전선은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이 경영진의 영향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향후 회계팀장과 컴플라이언스팀장 임명 시 감사위원회 동의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도 부족하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원이 남성이다. 현행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다. 다만 가온전선의 지난해 별도 기준 자산총액은 1조2575억원으로 의무 적용 대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여성 이사를 선임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가온전선 역시 ESG 경영 로드맵에 따라 향후 여성 이사 선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만 덧붙였다.

아울러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인사의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별도 정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현재는 법령상 결격사유만을 기준으로 임원 선임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이에 가온전선은 "향후 정관 또는 인사규정 개정을 통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행위와 관련한 기준을 명문화하고 임원 선임 제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